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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의 軍界一學]北, GP 재무장 위협…유사시 공격부대 통로 확보

  • 등록 2020-06-21 오전 11:32:11

    수정 2020-06-21 오전 11:38:26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쌍방은 비무장지대 안에 감시초소(GP)를 전부 철수하기 위한 시범적 조치로 상호 1㎞ 이내 근접해 있는 남북 감시초소 들을 완전히 철수하기로 하였다.”

지난 2018년 9월 19일 평양에서 열린 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체결한 9.19군사분야합의서의 일부입니다. 4월 27일 1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과 북은 앞으로 비무장지대(DMZ)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기로 하였다“고 합의한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것입니다.

남북, 군사합의 따라 GP 11개 철수

특히 군사합의서 붙임 자료에는 DMZ 내 양측 GP가 1㎞ 내 근접해 있는 11개를 시범적으로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2018년 11월부터 GP 철수 작업이 본격화 됐습니다. 시범철수 대상 GP 중 남북은 역사적 상징성을 고려해 1개 GP는 인원과 장비만 철수하고 보존키로 했습니다.

원형이 보존된 남측 GP는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직후 최초 설치된 동부전선의 동해안GP입니다. 과거 369GP로 불렸던 이곳은 북측 GP와 580m 거리에 있습니다. 북측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3년 6월 방문했던 중부전선의 까칠봉GP를 보존키로 했습니다. 까칠봉GP 역시 남측 GP와 불과 350m 떨어져 있습니다.

2018년 11월 15일 강원도 철원지역 중부전선 우리 군 GP가 철거되고 있다. 북측 GP에서 북한군이 우리측 GP가 폭파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후 2018년 11월 20일 남측은 시범철수 대상 GP 10개를 굴착기 등을 동원해 완전 철거했고, 북측은 일괄 폭파 방식으로 10개 GP를 폐쇄했습니다. 이후 남북 군사당국은 양측을 오가며 불능화 된 GP를 검증까지 했습니다. 남북 현역군인들이 DMZ 내 길을 만들고 MDL을 평화롭게 이동한 것은 분단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당시 국방부는 GP 시범철수 현장검증을 위해 10여 일 동안 개척한 폭 1~2m의 오솔길을 ‘평화의 오솔길’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북미간 비핵화 협상 교착 등으로 이후 합의 이행이 지지부진해 졌습니다. 급기야 최근 북한은 남측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명분으로 최전방 전선에 ‘1호전투근무체계 격상’을 언급하는가 하면, GP에 병력을 재배치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현재 GP 등 DMZ 내 군사시설 정비작업을 위한 북한군 투입 정황이 관측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北 GP, 우리 군 보다 3배 많이 운용

남북의 GP 철수는 DMZ의 평화지대화를 위한 첫 발이었습니다. 군사분계선(MDL) 기준 양측 2㎞까지인 DMZ는 유엔군사령부 규정에 따라 원칙적으로 무장병력을 투입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산과 계곡 등의 자연장애물로 북방한계선에서 남쪽을 감시하기 여의치 않자 DMZ 안에 GP를 만들었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군도 남방한계선을 넘어 비무장지대 안에 GP를 만들어 운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북한이 남침용으로 파 내려온 4개의 땅굴 때문에 해당 지역의 우리 군 GP는 땅굴 이북지역으로 추진돼 있습니다.

북한군은 GP 폭파 이전까지 총 282개소의 GP와 관측소(OP)를 운용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군의 DMZ 내 GP 및 OP는 100여개로 수적으로 북측의 약 3분의 1수준입니다. 특히 북측은 박격포 진지 234개소, 고사포 진지 92개소, 대전차포 진지 28개소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측 GP는 콘크리트 건물 전체가 겉으로 드러나 있는 반면, 북측 GP는 1~2층만 땅위로 모습을 드러내 놓고 나머지는 눈에 보이지 않게 땅 밑에 숨겨뒀습니다.

지난 17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 임진강변 우리 측 초소와 마주보고 있는 북한군 초소에 인공기와 최고사령관기가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는 우리 군 GP 개념과 북한군의 GP 운용 개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우선 우리 군 GP는 DMZ 내에서 적의 활동을 감시하고 조기경보 임무를 수행하는 초소입니다. 병력이 상주하지 않은 GP들도 있습니다. 그 후방에 있는 GOP는 남방한계선의 철책선을 감시하며 적의 기습에 대비합니다. 이 때문에 GOP 철책선도 3중으로 쳐져 있고, 과학화경계시스템으로 24시간 주시하고 있습니다.

북한군이 ‘민경초소’라고 부르는 사단 민경대대 GP 역시 경계병이 상주하지 않은 곳이 많습니다. 상주하지 않은 민경초소는 일반 GP와 달리 규모가 작습니다. 그러나 비워뒀던 초소에 실병력이 완편될 경우 이는 우리 군 GP 운용개념과는 다른 GP가 됩니다. 북한군 교리에 따르면 GP는 우리 GP에 대한 감시와 견제 외에도 유사시 우리 군 GP를 탈환하고 공격부대 통로를 만들어주는 역할까지 맡기 때문입니다. 북한군이 우리 군 보다 GP를 GOP 처럼 운용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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