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 이래 최대 과학시설로 평가받는 중이온가속기의 올해 완공이 어렵게 된 가운데 노도영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이 아쉬움을 토로했다. 중이온가속기는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된 사업으로 총 사업비 약 1조 5000억원을 투입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대전 유성구 신동지구) 내 희귀동위원소 기반 최첨단 기초과학 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중이온가속기 라온(RAON) 장치를 구축·건설하는 사업이다.
중이온가속기는 수소뿐만 아니라 무거운 원소의 이온들을 가속한 후, 가속입자와 표적과의 충돌반응을 일으켜 다양한 희귀동위원소를 생성하는 시설로 핵물리 연구, 신물질, 신품종 개발 연구에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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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고에너지(단위당 200MeV), 고출력(400kW) 중이온빔을 제공하는 가속기 개발과 설치, 시운전이 필요한데 극저온냉각장치 등을 통한 극한 환경에서 이온들이 가속화돼야 하고, 초전도자석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필요한 연구개발과 시제품 제작 과정에서 일정 지연 가능성을 고려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노 원장은 “중이온가속기에 필요한 극저온 장치만 해도 전 세계에서 만들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없고, R&D가 필요한 부분인데 쉽게 생각한 측면이 있다”며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개발하면 과정에서는 결과를 모른다는 점에서 공정률 보다 한계 돌파 가능성 등을 따져 봐야 한다”고 했다.
일정 지연에도 불구하고, 노 원장은 국내 중이온가속기 건설이 흔들려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핵물리학자 등 일부 과학자에게 유리한 시설이라는 평가를 하기도 하지만 한국의 경제성장과 세계를 선도할 연구를 위해선 꼭 필요한 시설이며, 도전적 연구를 수행할 필요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부와의 일정조율을 통해 제대로 된 일정 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맞춰 완공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노 원장은 “가속기 전문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 등과 논의해 합리적인 일정으로 재설정할 계획”이라면서 “더이상 일정 연기 없이 완공을 이뤄내 세계적 과학성과 창출에 한국이 일조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