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th SRE][Industry]유통·보험, 업황 우려 급증…전기전자 개선 1위

보험, 단숨에 2위로…금리 하락 속 `역캐리` 이슈 부각
  • 등록 2019-11-16 오전 11:40:00

    수정 2019-11-16 오전 11:40:00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유통 업종이 30회 신용평가전문가설문(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에서 업황 악화 예상 산업 1위에 올랐다. 소비 저성장, 정부규제 속에서 온라인 시장에 대한 투자부담이 커지고 있다. 금리 하향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재무건전성 우려가 제기되는 보험 업종이 상위권에 오른 점도 눈에 띈다.

전기전자 업종은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이번 SRE에서 업황 개선 수위를 차지했다. 조선, 통신, 자동차 등에 대한 업황 개선 기대감도 컸다. 초대형 투자은행(IB) 시대를 맞이한 증권 업종에 대한 기대가 우려보다 크게 나타났다.

급변하는 유통업계…“악화 우려 부각”

30회 SRE에서 응답자들은 향후 1년내 업황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산업으로 유통업을 가장 많이 지목했다. 18개의 업종 중 2개를 선택하는 설문에서 190명중 60명(31.6%)이 유통업 악화에 표를 던졌다. 지난 29회에서 악화 업황 예상산업 4위에 올랐던 유통업은 1위로 3계단 올랐다. 특히 크레딧 애널리스트 사이에서는 30표(45.5%)를 받아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유통업은 소비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전반적인 실적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형마트·백화점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롯데쇼핑·이마트·홈플러스 등 기존 유통 강자들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2분기 29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1993년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고, 롯데쇼핑의 2분기 기준 누적 영업이익도 전년동기대비 3.5% 줄었다. 올 들어서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이 기존 ‘AA+’에서 ‘AA’로 하향 조정됐고, 이마트(AA+)에 대한 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변경됐다.

이미 다수의 경쟁자가 온라인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온라인 진출 본격화로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태일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중·단기적 관점에서 국내 유통업체의 신용등급 하향 압력은 지속될 것”이라며 “수익성 저하의 주된 이유였던 온라인 채널의 성장과 소비패턴의 변화, 심화된 경쟁강도 등 산업 구조적인 상황이 단기간 내에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하거나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투자부담이 급격히 확대될 경우 추가적인 신용등급 하향 조정도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유통에 이어 보험이 52표(27.4%)를 받아 2위에 올랐다. 지난회에서는 21표(11.7%)로 6위에 머물렀던 보험은 2배 넘는 표를 받으며 단숨에 2위로 뛰어올랐다. 국내 경제 성장률 둔화, 인구 고령화 등으로 신규 보험가입 수요가 증가하지 않는 가운데 저축성보험 판매가 감소하면서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다. 경기회복 지연, 정부의 가계대출 관련 규제 등으로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한 SRE 자문위원은 “금리가 계속 빠지는 상황이다 보니 역캐리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며 “최근 보험사들에 대한 신용등급 및 전망 하향이 이어지는 등 등급 안정성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롯데손해보험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 신용등급은 기존 `A+`에서 `A`로 하향 조정됐고, 농협생명보험(AAA)·동양생명보험(AA+)의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변경되기도 했다.

더불어 보험업은 국제회계기준(IFRS) 17 도입에 따른 재무건전성 이슈도 발목을 잡고 있다. 제도가 도입되면 보험회사 재무제표 작성 기준이 크게 변하면서 보험영업 부문의 수익성 관리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 포트폴리오 개선이 필요해지고 단기 자본확충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지난회까지 3회 연속 업황 악화 예상 1위를 차지했던 건설업은 51표(26.8%)를 받아 3위로 밀려났다. 다만 2위 보험업과는 1표 차이에 불과했고, 크레딧 애널리스트 사이에서는 20표(30.3%)로 2위를 차지해 여전히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43표·22.6%)과 화학(36표·18.9%)이 각각 4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회 2위에 올랐던 자동차업종이 현대차·기아차의 실적 개선세에 힘입어 6위로 상위권을 벗어났다. 오히려 업황 개선 예상산업 순위 4위에 오르며 기대감을 키웠다. 지난 회 악화 예상 3위였던 신용카드(15표·7.9%)도 이번에 8위에 머물렀다. SRE 자문위원은 “신용카드가 악화 예상 업종 5위 밖으로 밀린 것을 보면 크레딧 시장에서의 산업에 대한 시각은 실제 부침보다는 각자 본인들이 취하고 있는 포지션과 채권발행 비중에 묶여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전기전자 1위로 도약…조선·통신 기대 여전


전기전자업은 30회 SRE에서 업황 개선 1위에 올랐다. 지난회 4위(36표·20.0%)에서 이번에는 2배가 넘는 89표(46.8%)를 받아 업황 개선 기대감이 가장 큰 산업으로 꼽혔다. 크레딧 애널리스트 사이에서도 23표(34.8%)로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전기전자업은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 개선 기대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전략 스마트폰 판매호조 등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7조7778억원으로 연내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내년에도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와 더불어 메모리 수요도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이 남아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3분기 D램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반도체 사업의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은 전분기 대비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SRE 자문위원은 “기저효과로 인해 3분기 실적 수치가 회복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신용도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SK하이닉스의 경우 이익 개선에도 차입금이 늘어나면서 신용도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자문위원은 “설문조사에서 업황 개선으로 꼽은 전기전자업 내에서 반도체가 메인이 아닐 수도 있다”며 “뚜렷하게 좋아질 산업이 없다보니 반도체 실적 개선 소식에 그냥 전기전자를 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지난회 1위였던 조선이 52표(27.4%)를 받아 이번회에는 2위로 한 계단 밀려났고, 통신이 5세대(5G) 이동통신 기대감에 3위(46표·24.2)에 오르며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했다. 자동차가 40표(21.1%)를 받아 4위를 차지했고, 증권(29표·15.3%)이 지난회 6위에서 5위로 올라왔다. 다만 자동차와 증권은 업황 악화 예상 순위에서도 각각 6위와 10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SRE 자문위원은 “바야흐로 초대형 IB 시대를 맞아 증권 업종의 성장 기대가 높지만, 급격한 외형 확대 속에서 사고가 터질 수 있다는 우려도 교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0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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