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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의 주장인 차두리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2015 KEB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풀타임을 뛰며 팀의 3-1 승리를 견인했다.
아직 리그 경기가 남아있지만 차두리는 이날 결승전을 은퇴 무대로 일찌감치 결심했다. 발바닥 부상을 안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동안 팀 사정 때문에 쉬지 못했다.
하지만 FA컵 우승으로 목표했던 아시이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권을 따내면서 홀가분하게 그라운드를 떠날 수 있게 됐다.
차두리는 마인츠, 코블렌츠, 프라이부르크, 뒤셀도르프(이상 독일) 등과 셀틱(스코틀랜드)을 거쳐 2013년 서울에 입단한 뒤 세 시즌 동안 K리그 무대를 뜨겁게 누볐다.
우승이 확정된 뒤 뜨거운 눈물을 흘린 차두리는 “너무 행복하고 기쁘다. 한국으로 돌아오고 나서 그동안 소속팀은 물론 대표팀에서도 준우승만 했는데 이렇게 FA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어서 행복하고 후배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다음은 차두리와의 일문일답.
- 경기가 끝나고 눈물을 흘렸는데.
▲ 경기가 끝난 뒤 감정이 벅차올랐다. 경기 내내 ‘이제 진짜 마지막이다. 나에게 주어진 우승 기회는 더는 없다’는 생각을 하고 뛰었다. 동점골을 내준 뒤 작년 FA컵 준우승했던 생각도 났는데 우승하고 나니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비록 오늘 내가 그라운드에 뛰어서 관심을 받았지만 결승전까지 진출하기까지 함께 뛰어준 선수들도 팬들이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그런 선수들이 FA컵 초반에 약팀과 상대할 때 출전해 승리를 이끌어줘서 이 자리가 있을 수 있었다
- 시상식에서 받은 메달을 아버지(차범근 전 감독) 목에 걸어 드렸는데.
▲ 다른 아버지들 같으면 메달을 걸어드리면 신기해했을 텐데 아버지께서는 ‘선수로 감독으로 우승 많이 해봤다’고 하시면서 감동을 안 하셨다. 잘난 아버지를 두면 항상 이렇더라.(웃음) 하지만 속으로는 아버지도 아들이 우승해서 많이 기쁘실 것이다. 아마 오늘 받은 메달을 고이 간직하실 것 같다.
- 오늘이 현역으로서 마지막 경기가 맞나.
▲ 오늘 경기에서 이기지 못하면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래서 경기 내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자세한 것은 감독님과 더 상의해야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남은 경기에 출전하지 않고 오늘 경기를 마지막으로 현역 생활 마무리하고 싶다. 지난 한 달간 발바닥 통증이 사라지지 않아 약을 먹으면서 운동하고 경기를 치렀다. 개인적으로 모든 것을 내려 놓는게 편안하다. 팀도 중요하지만 내 몸도 챙겨야 한다. 오늘이 마지막 현역 경기라고 생각한다.
▲ 내가 축구를 하면서 가장 잘했다고 내린 결정이 K리그로 돌아온 것이다. 그런 결정이 선수 생활 이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시야를 넓혀줬다. 유럽과 한국은 물론 대표팀까지 경험한 것은 나의 큰 재산이다.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삶을 살아갈지는 정확히 정해놓지 않았다. 더 많이 노력하고 공부해서 지금까지 얻은 지식을 후배와 한국 축구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쓰고 싶다. 한국 축구 발전에 내 모든 것을 쏟고 싶다. 아직 지도자를 할지 다른 일을 할지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한국 축구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