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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비즈인터뷰]①"남들이 가지 않는 길에 답 있다"

다까하시 요시미 SBI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회장
외환위기때 한국금융시장 분석 보고서
기타오 SBI그룹 회장 스카웃 계기 돼
SBI홀딩스, 배임·횡령 KTIC 경영권 인수
단기보다 '장기간 경영 전략' 집중
7년만에 9262억원 운용 '발돋음'
  • 등록 2017-04-26 오전 6:00:00

    수정 2017-04-26 오전 6:00:00

[이 기사는 4월 26일(수) 오전 6시에 이데일리 IB정보 서비스 ‘마켓인’에 표출됐습니다]

△다까하시 요시미 SBI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회장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끝없이 도전하는 청춘’ 다까하시 요시미(高橋良巳·52) SBI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회장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이다. 그와 인터뷰하는 2시간여 동안 ‘청춘이란 이런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다.

다까하시 회장의 한국생활은 올해로 25년차다. 일본 명문대학인 와세다대학을 졸업한 직후 노무라증권에 입사, 4년후인 1992년 한국지점으로 발령받았다. 당시 노무라증권 한국지점은 해외 사무소와 같은 형태로 규모가 작은데다 한국금융시장 성숙도도 낮아 기피하는 대상이었다. 그 역시 한국지점 연수와 발령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회고했다.

한국 IMF 이후...인생이 바뀌다

다까하시 회장의 인생을 바꿔놓은 사건은 한국의 외환위기(IMF)였다. 노무라증권을 포함해 다른 일본계 금융회사는 외환위기 직후 짐을 싸기 급급했다. 반면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앞다퉈 당시 10만원 아래로 폭락한 삼성전자 등 대기업 주식뿐 아니라 기업 구조조정 정리과정에서 헐값에 팔리다시피한 부실채권(NPL)을 쓸어담기 시작했다.

다까하시 회장은 “위기 속에서 기회를 잡는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투자 행태가 올바른 투자라고 생각했다”며 “이에 다양한 관점에서 한국금융시장을 분석한 보고서를 갖고 본사를 찾아 임원들을 설득하려 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에겐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다까하시 회장의 보고서를 버리기엔 아깝다고 생각한 노무라증권의 한 임원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에게 보고서를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며칠 후 손 회장의 연락을 받은 다까하시 회장은 어리둥절한 상태로 약속 장소에 나갔다. 이날 손 회장과 함께 배석한 기타오 요시타카 소프트뱅크파이낸스 회장은 이미 다까하시 회장에게 투자를 결심한 상태였다. 다까하시 회장은 “그 당시엔 나를 믿고 투자를 결심한 현 기타오 SBI그룹 회장에게 미래를 베팅하는게 당연하게 느꼈다”며 “노무라증권을 그만두고 2000년 소프트뱅크파이낸스의 한국금융전략 최고운영책임자(COO)로 부임하면서 남들이 가지 않는 길에 들어선 것도 인연이라고 생각한다”고 회고했다.

SBI인베스먼트의 전신은 1986년 설립된 한국기술투자(KTIC)다. 기존 경영진의 배임과 횡령 등으로 얼룩진 KTIC는 2010년 3월 SBI홀딩스가 신규 자금을 투입해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변화를 모색했다. 다까하시 회장은 단기보다는 장기간의 경영전략을 모색했다. 2년간 차입금 상환과 유동성 확보를 통한 재무개선에 주력한 결과 2012년 부채비율을 10% 밑으로 떨어트렸으며 유동비율은 60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현금 보유액 역시 200억원 이상을 나타내면서 VC로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구축할 수 있었다.

같은 해 조성된 ‘SBI팬아시아’는 SBI인베스트먼트에게 의미있는 펀드다. 투자실적(트랙레코드)이 없던 SBI인베스먼트로선 국민연금으로부터 출자를 받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이에 모회사인 SBI홀딩스가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약정하고 국민연금으로부터 2000억원의 캐피탈 콜을 받기로 약정한 것. 모회사가 자회사에게 일종의 시드머니를 제공함으로써 국민연금의 출자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셈이다.

다까하시 회장은 “모회사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을 경우 관리 차원의 간섭을 받을 수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SBI아시아팬이후 모회사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회사 지원을 받지 않고 있는 이유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기 때문이다. SBI인베스트먼트는 경영권 인수 7년만에 9262억원 규모(2017년 4월 현재)의 운용자산(AUM)을 운용하는 대형 창투사로 발돋움했다. 다까하시 회장은 특히 매년 100억원가량의 임직원 보수와 사무실 관리 등 비용을 운용보수를 통해 상쇄가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수익구조가 탄탄해지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국내 유망 벤처 해외진출...올 1500억원 이상 투자

다까하시 회장은 올해는 2014년부터 조성한 펀드에서 투자한 결과가 본격적으로 나오는 시점이라고 귀뜸했다. 구체적으로는 15개 이상의 포트폴리오에서 본격적인 투자회수를 진행할 예정이며 기업공개(IPO)만으로도 최소 10개 기업에서 나머지는 인수·합병(M&A) 등의 방법으로 투자회수에 나설 예정이다.

다까하시 회장은 “업계를 선도하는 VC로서 국내 유망 벤처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돕는 프로젝트를 계속해서 진행할 것”이라며 “올 한해 1500억원 이상의 투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SBI그룹과 시너지를 통해 초기기업부터 상장사까지 전 단계에 걸친 투자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대한민국 벤처생태계의 선순환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고 다짐했다.

SBI인베스트먼트의 퀀텀점프는 다까하시 회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다까하시 회장이 한국 VC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우선 출자자(LP)들과의 신뢰를 꼽을 수 있다. 그는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결정을 할 때 나를 믿고 지원을 해 준 사람들을 위해 120%의 노력을 기울이며 하루하루를 후회 없이 보냈다”며 “덕분에 운도 따르고 훌륭한 성과로 보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신을 믿어준 기타오 회장을 위해 8년여간 이트레이드증권의 설립부터 IPO를 통한 투자회수까지 완주한 전례는 일본뿐 아니라 한국금융시장에서도 다카하시 회장의 신뢰와 추진력을 높이 평가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앞서 SBI그룹과 LS그룹은 각각 50%씩 출자해 2000년 이레이드증권을 설립했으며 2008년말 LS그룹이 SBI그룹 지분을 전량 인수했다.

신임 역시 다까하시 회장의 성공요인중 하나다. 그는 “믿고 맡길 수 있는 인재를 그 능력에 맞게 배치하고 그 인재에게 최대한의 자율과 권한을 부여해 준다”며 “때때로 조언과 지원은 하지만 그러한 것도 신뢰가 바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좋지 못한 결과가 나온다 하더라도 그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은 믿고 맡긴 CEO가 지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덧붙였다. 다까하시 회장의 신임과 임직원의 노력으로 업계에서 가장 실력 있는 VC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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