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야드 명품 아이언 샷, 스콧이 왜 1인자인지 증명했다

  • 등록 2014-05-26 오후 4:51:36

    수정 2014-05-26 오후 4:51:36

애덤 스콧이 26일 열린 PGA 투어 크라운 플라자 인비테이셔널 세 번째 연장전에서 우승을 확정하는 버디 퍼트를 성공한 후 주먹을 불끈쥐고 있다.(AP/뉴시스)
[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승부처는 우승이 결정된 연장 세 번째 홀이었다. 441야드 파4로 조성된 18번홀. 페어웨이를 지킨 애덤 스콧(호주)은 오르막 135야드를 남겨뒀다. 그린을 에워싼 팬들은 숨죽여 1인자의 볼을 기다렸다. 디봇과 함께 핀 방향으로 곧게 날아간 볼은 홀 1m 지점에서 역회전이 걸렸지만 2m 거리에서 멈춰 섰다. 오르막 퍼트라 버디가 확실한 상황. 심호흡을 길게 가져간 스콧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롱 퍼터로 가볍게 버디를 잡아냈다. 그리고 하늘을 쳐다보며 우승을 자축했다. 18번홀 깃대에는 성조기가 펄럭이고 있었다. 하지만 대회의 주인공은 호주 출신의 스콧이었다.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스콧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크라운 플라자 인비테이셔널에서 정상에 올랐다. 시즌 첫 우승이다.

스콧은 26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콜로니얼 컨트리클럽(파70·7204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제이슨 더프너(미국)와 최종합계 9언더파 271타를 기록, 공동 선두로 정규 라운드를 마친 후 연장 세 번째 홀에서 회심의 버디로 승리했다.

공동 11위로 최종일을 출발한 스콧은 더블보기 1개와 보기 1개를 범했지만 7개의 버디를 낚아냈다. 더프너도 18번홀(파4)에서 8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하는 등 4언더파를 쳐 스콧의 연장전 상대로 결정됐다.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연장 첫 번째 홀과 두 번째 홀에서 두 선수 모두 파와 버디를 기록했고, 다시 연장 세 번째 홀이 열리는 18번홀 티잉 그라운드로 돌아갔다.

세컨 샷이 우승컵의 향방을 갈랐다. 더프너의 두 번째 샷은 홀 10m 옆에 떨어져 다소 먼 거리의 버디 퍼트를 남겼고, 스콧은 135야드 아이언 샷을 홀 2m에 붙였다. 결과는 파와 버디. 가볍게 버디 퍼트를 성공한 스콧은 주먹을 불끈 쥐며 우승 순간을 만끽했다.

애덤 스콧, 세계 1위 ‘탄탄대로’

지난주 타이거 우즈(미국)를 따돌리고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한 스콧은 막판 극적인 역전 우승을 1인자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지난해 8월 플레이오프 1차전 바클레이스 이후 약 9개월 만에 통산 11승을 달성했고, 우승 상금 115만 2000달러(약 11억8000만원)로 주머니를 가득 채웠다.

이날 새로 집계된 세계골프랭킹에서 스콧은 8.94점을 받아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이번 우승으로 2위권과의 격차를 더 벌린 스콧의 ‘왕좌’는 당분간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즈는 3위로 밀려났다. 유럽투어 BMW PGA 챔피언십에서 세계 1위 자리에 도전했던 헨릭 스텐손(스웨덴)이 공동 7위를 차지, 우즈를 밀어내고 2위를 꿰찼다. BMW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지난주 10위에서 4계단 오른 6위(6.92점)에 자리했다.

한편, 크라운 플라자 인비테이셔널 3라운드에서 공동 선두로 나서 PGA 투어 첫 우승에 기대를 걸었던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는 1타를 잃고 공동 10위(6언더파 274타)로 떨어졌다.

베테랑 데이비드 톰스(미국)도 공동 선두로 출발, 전반에 2타를 줄이며 선전했지만 후반에 2타를 잃어 공동 5위(7언더파 273타)에 머물렀다.

한국(계)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살아남은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24·한국명 이진명)는 보기 3개와 버디 3개를 맞바꾼 끝에 최종합계 2언더파 278타, 공동 38위로 대회를 마쳤다.

26일 끝난 PGA 투어 크라운 플라자 인비테이셔널에서 연장전 끝에 시즌 첫 우승을 신고한 애덤 스콧이 트로피를 들고 환화게 웃고 있다.(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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