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과학③]김윤철 작가 "과학, 지식생산 아닌 ‘질문’을 던지는 것"

  • 등록 2016-11-11 오전 8:10:44

    수정 2016-11-11 오전 8:39:09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질문표를 느낌표로 바꾸려는 시도 없이는 매 순간 새로운 것들이 쇼크가 될 수 있다.”

국내 대표적인 융합 과학자인 김윤철 작가. 그는 올해 유럽 입자물리연구소인 CERN에서 예술가에게 수여하는 콜라이드 어워즈(COLLIDE International Award)에 선정돼 화제가 됐다.

콜라이드상은 매년 세계적 예술가 1명을 선정해 상금을 수여하고, 3개월간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CERN과 영국 FACT 에 머물면서 여러 과학자들과 협업과 연구를 통한 창작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71개국에서 904명의 작가가 지원했다. CERN은 세계 최대의 입자물리학 연구소로 HTML과 월드 와이드 웹의 발상지로도 유명하다.

김 작가는 유체역학과 메타물질에 대한 연구를 기반으로 관련 작업을 진행했다. 유럽과 한국에서 다양한 초학제 연구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고등과학원의 과학과 예술의 협업을 위한 초학제 연구 프로그램에서 펠로우로 활동 중이다.

김윤철 작가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과학과 예술 등 인문학이 같은 선상에서 만나는 융복합 시도가 없다면 반목하는 사례가 생길 수 있다”며 “시인에게 과학적 지식이 없다면 유전공학을 단순한 괴물로 볼 수 있고,과학도에게 인문학 공부가 덜하면 시를 비이성적 언어라고 무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황우석 사태가 팬덤으로 이어지거나 정치적·이념적으로 나눠졌듯 문제 해결을 위한 융복합적인 실천이 없다면 같은 일이 생겨도 이념전쟁으로만 끝나버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 예술과 소설이 과학기술의 발전을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에서 그리고 있는데 사회적인 담론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풍토가 있다면 훨씬 지혜롭게 풀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유럽의 경우 과학자들은 융복합 연구를 당연하게 생각한다. 자신들의 연구가 담론화되는 것에 적극적인 경우가 많다. 한국보다 훨씬 더 열어놓고 수용하려는 입장”이라며 “과학이 지식만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들을 던지는 것이는 걸 당연히 생각한다”고 했다.

현대 작가들 중에는 재료를 용도로써가 아니라 재료 이전의 물성을 탐구하고 연구하면서 작품을 만드는 사람도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백남준의 미디어아트도 전통적인 예술과 과학적인 방법들이 담겨 있는 셈”이라며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작업하면서 과학이 예술의 영역으로 수용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유럽의 초학제 프로그램은 과학의 반성에서 출발했다고도 설명했다.

김 작가는 “아스피린 만든 바이엘도 예술과학을 지원하는데 제약사들이 화학약품을 쓰면서 발생하는 환경적인 질문, 인간에게 알 수 없는 약들을 만들면서 대중들에게 호소하는 등의 1차원적인 문제도 있지만 이런 반성들이 다른 분야 사람들을 초대해 담론들을 어떻게 끌고 어떻게 좁혀가는지 시도하는 것”이라며 “그것을 통해 예술가들이 과학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융복합 접근 방법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과학재단의 기금이나 지원을 통해 일시적으로 시도하는 전시행정이 아니라 조각난 시대의 담론을 모으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라며 “각자의 영역을 통찰하고 통섭할 수 있는 세계관을 이어주면 자연스럽게 융복합 프로젝트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 [미래과학①]"과학, 융복합 통해 비전 제시해야"
☞ [미래과학②]최양희 장관 "즐겨달라..그래야 발전한다"
☞ [미래과학③]김윤철 작가 "과학, 지식생산 아닌 ‘질문’을 던지는 것"
☞ [미래과학④]"화성에서 온 과학자, 금성에서 온 예술가..소통을 말하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