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17일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대일 무역수지는 1980년부터 2010년까지 30년간 적자폭이 확대돼왔다”면서도 “2010년부터는 분명히 다른 흐름이 관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0~2015년 4년간 무역적자 폭이 큰 폭으로 감소했고 작년부턴 다시 적자폭이 줄었다”며 “그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 연구원은 “일본 입장에서 우리나라는 무역수지 변화폭이 두 번째로 큰 국가”라며 “(수출 제재는) 경제적인 계산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하 연구원은 “중국의 경우 2010년 아픈 기억이 있다”며 “2010년 9월 동중국해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의 영유권을 두고 마찰을 빚었을 때 중국이 일본에 대한 보복 조치로 희토류 수출을 중단했다. 희토류 수출 중단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에 대한 우려로 일본은 18일만에 중국측에 사과하며 사실상 항복했다”고 말했다.
나머지 무역수지 적자국 2~6위 국가들은 대표적인 원자재 수출국들이다. 하 연구원은 “원자재 수출국을 상대로 무역분쟁을 일으키는 것은 일반적으로 생각하기 쉽지 않다”며 “결론적으로 무역수지 적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위 7개 국가들은 일본이 제재를 가할 수 없는 국가들”이라고 설명했다.
하 연구원은 “작년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이 처음 부각되기 시작했을 때 양국간 증시는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승자와 패자를 명확히 구분하는 듯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일 분쟁이 본격화된 7월 이후엔 한국과 일본 증시 모두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 연구원은 “한국 증시의 낙폭이 조금 더 크긴 하지만 미미한 차이에 불과하다”며 “분쟁이 장기화되면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