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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설특별검사제도는 수사 대상을 ‘국회가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등을 이유로 특별검사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건’과 ‘법무부 장관이 이해관계 충돌이나 공정성 등을 이유로 특별검사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건’으로 명시하고 있다. 별도의 특별법을 만들어야 하는 개별 특검과 달리 법무부 장관이 요청할 경우 바로 가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로서는 매력을 느낄 만한 선택지다.
한 장관이 후보자 시절 상설특검과 관련해 “법무부 장관에게 부여된 임무”라거나 “죄는 덮여선 안 된다”는 등의 발언을 한 점도 상설특검 출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더욱이 법무부 장관이 수사할 사건을 결정할 수 있고 특검 임명은 대통령 몫이라, 법무부 장관이 고른 사건을 대통령이 정하는 특검이 수사하는 형태라는 점도 정부에는 큰 메리트가 있다. 또 현직 검사 5명과 관계기관 공무원 30명까지 파견받을 수 있는 데다 동시에 여러 개의 특검을 가동할 수도 있어 사실상 기존 검찰 특수부를 여러 개 운용하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상설 특검 대상은 주로 문재인 정부 당시 권력 비리 의혹에 맞춰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 장관이 인사청문회에서 “살아 있는 권력 수사가 제일 안 된 건 지난 3년”이라고 발언했던 만큼,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로비 의혹 사건,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사건, 성남FC 관련 의혹 사건 등이 거론된다.
특히 법조계 일각에서는 사건 선정 시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형평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봤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만약 한 장관이 몇몇 전 정권 비리 의혹 사건에 대해 상설특검을 결정하고 정권에 불리한 수사에는 상설특검을 만들지 않을 경우 선택적 가동 논란이 일파만파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결국 상설특검은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대통령의 의중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