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그대' 김수현 VS 박해진, 남자들이 슬프다

눈물 vs 눈물..사랑 때문에 울고 가족 때문에 상처 받는다
짝사랑 vs 짝사랑..표현하지 못해 울고 표현해서 운다
연기 vs 연기..김수현의 스타행보-박해진의 명불허전
  • 등록 2014-02-20 오전 10:02:35

    수정 2014-02-20 오전 10:35:17

김수현과 박해진은 SBS 수목 미니시리즈 ‘별에서 온 그대’의 도민준, 이휘경 캐릭터로 열연하며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사진=SBS)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누가 남자들을 울리는가. 여자가 밉나. 스스로가 못났나. 그들은 왜 그토록 슬픈가.

남자들의 눈물이 안방극장을 적시고 있다. 아니, 적시다 못해 눈물 바다를 이루는 분위기다. 비련의 여주인공에 감정 이입을 하며 서러워했던 여성 시청자들이 이젠 남자들의 오열을 보며 가슴을 친다. 시청률 고공행진 중인 SBS 수목 미니시리즈 ‘별에서 온 그대’의 김수현과 박해진이 그렇다.

박해진 VS 김수현.(사진=SBS)
◇눈물 VS 눈물

두 배우의 눈물은 같은 듯 다르다. 극중 톱스타 천송이(전지현 분)의 공식 연인인 매니저 도민준(김수현 분)의 눈물은 사랑 때문이다. 400년 동안 지구에서 이 사람, 저 사람으로 살아왔던 도민준은 자신을 집으로 데려다 줄 소행성을 기다리고 있다. 그 시간에 다다른 지금, 천송이라는 여자를 만나며 그는 지구에 처음으로 미련이 생겼다. 두고 갈 생각을 하니 헤어짐이 너무 슬프다. 함께 있을 생각을 하면 죽을 운명이 다가오니 더 슬프다. 에필로그를 통해 보여준 김수현의 ‘주먹을 문 오열’은 ‘별에서 온 그대’에서 처음 공개된 도민준의 뜨거운 감정 표현이었다. 그 장면을 시작으로 도민준은 천송이의 말 한마디에 우는 일이 잦아졌다. 김수현의 눈물은 다 여자 때문이다.

그에 반해 박해진의 눈물은 보다 입체적이다. 사실 도민준보다 천송이를 먼저 좋아한 건 이휘경(박해진 분)이었다. 중학교를 함께 다녔을 때부터 곁을 지켰으니 10년도 넘었다. 극 초반 도민준에게 ‘무한 질투’를 느끼며 천송이를 가드했던 휘경은 많이 성숙해졌다. 진정으로 송이를 위해 해야할 일이 뭔지 알았고, 그를 위해 초능력을 가진 도민준보다 몸을 날려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사랑에 아파 울기도 했고, 형 재경(신성록 분)의 ‘어마무시’한 진실을 마주하며 마음이 찢어지기도 했다. 지난 방송에서 보여준 ‘묵음 오열’은 믿었던 형에게 상처 받고 아버지에게 버림 받은 가련한 남자 아이의 서러움 같았다. 박해진의 눈물은 소리 없이 펑펑 쏟아졌지만 이를 보는 시청자들은 소리내 엉엉 울었다.

박해진 vs 김수현.(사진=SBS)
◇짝사랑 VS 짝사랑

엔딩이 보장되지 않은 짝사랑은 마냥 행복하진 않다. 눈물 흘릴 일이 많을 수밖에 없다. ‘공식 연인’임에도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드러내지 않는 도민준도 어찌보면 짝사랑 중이다. 반지를 샀지만 프러포즈는 끝내 하지 못했다. 하고 싶은 말은 집에와 거울을 보며 혼자하는 편이다. ‘보고싶다’는 문자 메시지 정도가 짝사랑의 무게를 떨친 용기였다. 언제 떠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간, 무책임한 남자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책임감의 무게를 알기에 김수현이 보여주는 ‘도민준 표 짝사랑’은 아리기만 하다.

그에 비해 박해진의 짝사랑은 적극적이다. 저돌적이다. 하고 싶은 말, 행동을 모두 한다. 도민준이 천송이의 옆집에 산다는 게 거슬려 그의 집을 사겠다고 떼를 쓰는 아이 같다. 함께 집에 있었던 걸 목격하기라도 하면 칭얼거림은 더 심해진다. 회를 거듭할 수록 송이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진정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휘경의 모습은 짝사랑의 ‘끝판왕’이다. 가족을 등지고, 진실과 마주하고 있는 휘경은 그럼에도 이루어지지 않을 송이와의 사랑을 알기에 슬퍼졌다. 도민준이 떠나건, 남아 있다 죽게 되건, 휘경은 왠지 그를 그리워하는 천송이를 바라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김수현 VS 박해진.(사진=SBS)
◇연기 VS 연기

‘별에서 온 그대’에서 김수현과 박해진이 눈물로, 짝사랑으로 보여주고 있는 각기 다른 표현 방식은 결국 두 사람의 연기력으로 통하고 있다. KBS2 ‘드림하이’를 시작으로 MBC ‘해를 품은 달’, 영화 ‘위대하게 은밀하게’로 스타 행보를 밟아온 김수현은 쌓아 놓은 필모그래피를 넘어선 호연을 보여주고 있다.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또 한번 김수현이라는 배우의 존재감을 확인시켰고 연상의 배우인 전지현과 멜로 호흡을 맞추는 내공까지 드러냈다. 무엇보다 이번 절제와 과장을 넘나드는 감정 표현을 소화하며 차기 행보에 더욱 관심을 집중시키게 했다.

박해진은 ‘별에서 온 그대’로 “역시”라는 감탄사를 듣고 있다. 현장에서, 안방극장에서 그에 대한 칭찬이 쏟아진다. KBS2 ‘내 딸 서영이’로 폭 넓은 시청층의 사랑을 받았던 박해진은 이번 작품을 통해 10~30대 여성 팬층을 보다 확실히 다졌다. 무엇보다 데뷔 후 첫 악역 연기를 기대하며 재경 역으로 캐스팅된 그가 내부 사정으로 휘경 역할로 변경된 상황을 극복한 점이 많은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다. 배우가 대본을 받고 캐릭터를 연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천차만별이지만 누구든 기계처럼 역할을 흡수하진 못한다. 재경을 염두하고 작품에 임한 박해진이 휘경을 연기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천상 배우’라는 말이 나온다는 반응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중국에서의 활발한 작품 활동으로 쌓은 인지도도 ‘별에서 온 그대’의 현지 인기를 견인했다.

‘별에서 온 그대’는 전지현, 유인나, 나영희 등 여배우들을 보는 재미도 있었지만 분명 ‘슬픈 남자’들의 이야기로 시청자를 홀린 작품이다. 종방까지 3회를 앞두고 김수현과 박해진이 보여줄 유종의 미에 시청자의 관심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19일 방송된 18회에서 전국시청률 27.6%를 기록, 자체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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