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 사모펀드]한국? 대만?…헷갈리는 버블티 `공차`의 정체성

공차 코리아, 2012년 한국 상륙
유니슨캐피탈, 공차 코리아 인수 후 대만 본사도 사들여
본사 국적 상관없이 브랜드 정체성은 '대만'
  • 등록 2017-10-05 오전 10:36:57

    수정 2017-10-05 오전 10:54:48

공차 홍대점(출처=공차 공식 홈페이지)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대만 버블티 브랜드 공차의 한국 상륙은 한 주부의 도전에서 비롯됐다. 싱가포르에서 공차를 처음 접한 김여진 전(前) 대표는 커피 일색인 국내 음료 시장에서 버블티의 성장 가능성을 봤다. 그는 1년 간 대만 현지에서 일하며 공차의 노하우를 터득했고 집을 담보 삼아 마련한 자금으로 대만 본사에서 판권을 따와 2012년 홍대에 1호점을 냈다.

공차는 한국 음료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며 급속도로 성장했다. 커져가는 사업을 보며 김 대표는 전문 경영인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굳혔다. 이때 김 대표와 만난 것이 사모펀드운용사(PEF)인 유니슨캐피탈파트너스(이하 유니슨캐피탈)다. 당시 공차 코리아는 일본 진출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에 일본 기업 환경에 노하우를 가진 유니슨캐피탈을 선택했다는 후문이다. 지난 2014년 유니슨캐피탈은 공차 코리아의 지분 65%를 340억원에 사들이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유니슨캐피탈에 인수된 공차 코리아는 공격적인 전략을 펼쳤다. 150여 개던 공차의 국내 매장 수를 두 배 가까이 늘렸다. 직영점을 늘리기보다는 프랜차이즈 가맹점 위주로 확장세를 이어나갔다. 유니슨캐피탈 관계자는 “자신의 가게라는 애착을 갖고 점주들이 활동하는 것이 매출에 더 큰 이득이 될 것이라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인 입맛에 맞는 로컬 메뉴도 지속적으로 선보였다. 이런 전략이 먹혀 매출도 늘었다. 2013년 279억원이었던 매출을 지난해 530억원으로 늘었다. 공차 코리아의 성장에 해외 공차 마스터 프랜차이즈들도 노하우를 전수받고자 한국을 찾아오기도 했다.

문제는 본사와의 관계였다. 한국만의 로컬 메뉴를 개발하려면 대만 공차 본사와 논의해야 하는 등 경영에 제약이 따랐다. 이에 유니슨캐피탈은 공차 본사를 인수하기로 결정, 지난 해 공차 글로벌 본사인 대만 로열티타이완(RTT)을 400억원에 인수했다. 잡음이 일던 싱가포르의 RTG그룹과 이별하고 현지 사업가 푸이 셍 캉이 신설한 공차 싱가포르 법인과 마스터프랜차이즈(가맹사업 운영권) 계약을 체결하며 해외 시장 단속에도 나섰다. 현재 공차 코리아는 한국·일본·대만 공차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또 미국, 베트남 등 17개국에서도 사업을 진행하며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여곡절을 겪은 공차의 국적은 어떻게 될까. 공차 경영권을 한국 기업인 공차 코리아가 가지고 있더라도 공차는 여전히 ‘대만 브랜드’라는 것이 유니슨캐피탈의 설명이다. 김수민 유니슨캐피탈 대표는 “공차 코리아가 공차의 글로벌 본사인 것은 맞지만 공차의 정체성은 대만 문화를 떼어놓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니슨캐피탈이 일본계 PEF이므로 공차 코리아 또한 실질적으로 일본계로 봐야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RTT를 인수하는 데 들어간 자금은 100% 한국 자본이고 운용 인력도 모두 한국인이다”라며 “창업주가 재일교포란 이유로 유니슨캐피탈을 일본계로 보는 것은 맞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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