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수사지휘 거부냐 수용이냐…선택 갈림길에 선 윤석열

3일 전국 고검장·지검장 9시간 릴레이 회의
지휘·감독 `손 떼라` 지휘 위법 소지, 재고 요청 가닥
6일 최종 입장에 따라 갈등 봉합 수순·확산일로 갈림길
  • 등록 2020-07-05 오전 11:30:00

    수정 2020-07-05 오후 9:52:49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전문수사자문단(수사자문단) 심의 절차 중단, 수사 지휘·감독 제한은 재고(再考) 요청.

`검·언 유착` 의혹 사건 관련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를 두고 지난 3일 9시간 동안 진행된 전국 고검장·지검장 회의 결론은 대략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큰 틀에서 추 장관의 지휘를 수용하되, 수사 지휘·감독에서 검찰총장은 `손을 떼라`는 것은 검찰청법상 위법 소지가 있거나 부당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의를 제기하기보다 재지휘를 요구하는 게 적절하다는 데에 뜻이 모였다. 특히 특임검사 임명 등을 다시 조율하는 방안도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찰청이 회의 결과를 보고 하기로 한 6일 윤 총장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갈등이 봉합 수순으로 접어들지 확산일로로 치달을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검언 유착` 의혹 사건 관련 수사 지휘를 둘러싸고 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휘 거부·일부 수용…尹, 6일 최종 입장 밝힐 듯

이번 사태의 계기가 된 수사자문단 심의 절차는 중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심의단 심의 절차를 중단하라는 지휘는 받아들이는 게 바람직하다는 일선 검찰청 검사장들의 의견을 윤 총장이 수용할 공산이 크다.

문제는 추 장관의 수사 지휘 두 번째 내용이다. 추 장관은 지난 2일 수사 지휘 공문에서 수사자문단 심의 절차 중단과 함께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대검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수사하도록 한 뒤 윤 총장은 수사결과만 보고 받을 것을 지휘했다.

이를 두고 검사장 회의에서는 `검찰총장의 수사 지휘권을 박탈하는 것을 수용한다면 검찰의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 역시 두 번째 수사지휘 내용을 그대로 따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윤 총장은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 당시 국정감사에서 `위법한 지시를 따르면 안 된다`는 소신 발언으로 상부의 외압을 폭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재고 요구를 추 장관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추 장관은 이미 검사장 회의가 진행되던 중 `수사팀 교체나 제3의 특임검사 주장은 이미 때늦은 주장으로 그 명분과 필요성이 없음은 물론, 장관 지시에 반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재지휘 요청시 지시를 거부한 것으로 간주, 윤 총장의 징계 절차에 착수할 경우 사태는 겉잡을 수 없이 악화할 수 있다. 미래통합당은 이미 추 장관의 탄핵 소추 발의까지 예고한 상황이다.

수사지휘 범위·한계 어디까지…검찰청법 해석 분분

윤 총장의 최종 선택과는 별개로 법조계에선 수사지휘의 범위와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일가족 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청법·정부조직법 규정 등을 인용하며 윤 총장에 대한 수사 지휘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은 “검찰청은 법무부 외청이기에 법무부 장관 휘하에 있으며 검사에 대한 인사권도 법무부 장관에 있다”며 “윤 총장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의 비위에 대한 감찰 및 수사 절차에 대해 의견 차이가 발생해 장관이 지휘했는데 총장이 그 지휘를 거부하는 건 명백한 헌법과 법률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또 “검사는 상관에게 이의제기권이 있지만 총장은 장관에게 이의제기권이 없다”고 강조했다. 검사의 직급은 검찰총장과 검사로 구분되는데, 검찰청법 규정상 검찰 조직 내에서만 이의제기가 가능하다는 취지다.

이는 잘못된 해석이란 반론도 만만찮다.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을 지낸 김한규 변호사는 “행정부처 내 상급자의 위법 부당한 명령에 하급자가 이의제기를 할 수 있는 것은 굳이 법률에 규정되지 않아도 당연히 보장된다”면서 “검찰청법에 굳이 이의제기권을 명문화 한 취지는 과거 `검사동일체`에 따른 경직된 검찰내부시스템을 개선하고자 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장관에게 총장에 대한 지휘권이 있듯 총장도 검찰 내 하급자에 대한 지휘권이 법률로 보장돼 있다”면서 “총장의 지휘권 박탈은 검찰청법 위반 논란이 제기되고 불행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천지청장 출신 이완규 변호사는 “지휘권 행사에 대해 공무원법상 복종 의무를 지는 것이 아니라 검찰청법 8조에 따라 대등한 지위에서 지휘의 적법성과 타당성에 대해 스스로의 책임하에 검토해야 할 권한과 의무가 있다”면서 “검찰권 행사가 위법한 경우 내부적인 지휘 감독 체계로도 그 불법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 경우에만 마지막 수단으로 적법성 통제를 위해서만 행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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