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년]법정도 바꾼 코로나…방청객 줄이고 원격 영상 재판도

서울고법, 지난해 3월부터 원격 영상 재판 도입
민사 재판 변론준비기일에 50여차례 활용
방청 인원 제한하며 '정인이 사건' 경쟁률 16대1 달해
천막재판에 중계법정도 코로나19 이후 풍경
  • 등록 2021-01-20 오전 7:40:04

    수정 2021-01-20 오전 7:40:04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코로나19가 우리 사회 전반에 변화를 가져온 가운데 법조계 역시 예외는 아니다. 특히 피고인과 변호인 등 다양한 소송 관계인이 참석하는 법정 풍경이 코로나 이전과 사뭇 달라졌다. 영상으로 재판을 진행하는가 하면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위해 국민적 관심이 높은 재판에도 방청객 수를 제한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법정에서 인터넷 화상장치를 통해 원고와 피고측 감정 증인으로 채택된 중국 민법 전문가 2명에 대한 신문이 펼쳐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 서울고등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서울고법에서 원격 영상 재판으로 진행한 사건은 50여 건에 달한다.

서울고법은 지난해 3월 4일 코로나19 국내 확산 이후 처음으로 영상 재판을 진행했다. 당시는 국내에서 ‘신천지 발 집단감염’으로 확진자가 하루 500명대로 급증하던 시기였다. 심지어 코로나 확산 초기 마스크 대란까지 겹치면서 불안감은 커졌다.

법원도 코로나 감염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평소에도 불특정 다수의 민원인 출입이 많은데다 재판부와 피고·원고, 각 변호인과 방청객까지 참석하는 기존 형태의 재판으론 방역 관리를 담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법원은 1차적인 대책으로 지난해 2월 24일부터 3주간의 휴정기를 가졌다. 특히 당시 확산세가 거셌던 대구 등 지역 법원은 휴정기를 1~2주 더 늘렸다.

서울고법은 이 시기 민사재판부에 원격 영상 재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달라고 권고했다. 별도의 법령 마련은 필요 없었다. 이미 1995년 원격영상재판에 관한 특례법이 만들어져 있었기 때문에 영상 송수신 장치를 활용한 재판이 가능했다. 다만, 모든 재판에 영상 재판을 적용하긴 힘들었다. 특히 형사 재판은 피고인 참석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민사 재판부터 적용하기 시작했다. 민사 재판 중에서도 변론준비절차에 우선 활용됐다.

원격 영상 재판 절차는 코로나19 이후 정착한 일반적인 화상회의와 크게 다르지 않다. 먼저 소송 관계인들이 동의하면 해당 사건이 원격 영상 재판 사건으로 선정된다. 이후 재판부가 법원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앱)에 방을 만들면 지정된 일시에 맞춰 소송 관계인들이 접속해 재판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10월엔 증인 신문에도 이 같은 방식이 도입됐다. 2013년 중국 장쑤성에서 발생한 반도체 공장 공사 현장 화재를 둘러싼 소송에서 감정증인으로 중국 민법 전문가인 중국인 교수 2명이 증인으로 채택되면서다. 재판부는 코로나19로 국내 입국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원격 신문을 결정했다.

영상 재판 진행이 어려운 형사 사건에선 천막 재판도 등장했다. 지난해 3월 절도 피의자가 청구한 구속적부심 사건에서다. 당시 피의자의 체온은 37.5℃로 법원 청사 내 출입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시간을 다투는 구속적부심의 특성상 당시 재판부는 심문 절차를 정식 법정이 아닌 외부에 설치된 발열자 대기 텐트에서 진행했다.

대면으로 진행하는 법정 내 풍경도 달라졌다. 방역 수칙을 지키기 위해 서울고법은 지난해 3월 말부터 투명 가림막을 설치했다. 판사석부터 증인석까지 예외 없이 적용했다.

이밖에 방청석 띄워 앉기와 마스크 착용 등은 기본이다. 띄워 앉기로 방청석이 제한되다 보니 방청 경쟁률도 치솟았다. 최근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양부모에 의한 입양아 학대 사건(일명 ‘정인이 사건’)의 첫 공판은 방청권 경쟁률이 15.9대1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재판 방청 경쟁률(7.6대1)의 두 배 수준이다.

서울남부지법은 또 정인이 사건 재판에 국민적 관심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중계법정을 2곳이나 도입했다. 앞서 서울고등법원도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사건 항소심 속행 공판에 중계법정을 적용해 방청객 밀집도를 낮췄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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