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중일 감독(오른쪽) 사진=뉴시스 |
|
[문학=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류중일 삼성 감독은 ‘선발 1+1’ 전략의 기원자다. 두 명의 선발을 연달아 내세우는 ‘1+1’ 전략으로 이미 지난 2년간 한국시리즈에서 쏠쏠한 재미를 봤다.
그러나 올시즌 중후반들어선 이러한 전략이 잘 통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강윤구를 롱릴리프로 기용하고 있는 넥센이 요즘 ‘1+1’의 큰 수혜자. 류중일 삼성 감독은 29일 문학 SK전에 앞서 선발이 불안할 경우 선수 교체 및 타이밍을 잡기가 어렵다”면서 “차우찬 같은 불펜이 있다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최고의 마운드라 평가받는 삼성은 마땅한 추격조가 없는 것이 현재의 가장 큰 고민이다. 1+1 전략을 뒷받침해 줄 선수가 류 감독의 눈에 띄지 않는다. 밴덴헐크 뿐만 아니라 8월들어 장원삼, 윤성환 등 선발진이 초반에 일찍 무너지며 어려운 게임을 한 경우가 많았지만 이들을 쉽게 뺄 수 없는 이유였다. 선발들을 일찍 내리기에도 마운드 형편이 좋지 않다는 것이 류 감독의 설명이다.
류 감독은 전날(28일) 대구 NC전 밴덴헐크(5이닝 6실점)를 예로 들며 “선발이 크게 흔들리더라도 초반에 쉽게 바꿀 수가 없는 형편이다. 그렇게 되면 다음 게임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선발을 일찍 내린다해도 4~5이닝을 온전히 책임져 줄 선수가 없다. 잘 던져줬던 신용운 같은 경우도 길게 던져봐야 2이닝 정도였고 어제 경기에선 이우선도 점수를 주고 말았다. 그렇다고 다음에 올라올 투수가 밴덴헐크보단 구위가 좋아야하는데사실 그것도 아니다. 지금 상황에선 1+1 전략을 가져가기 힘들다”고 했다.
현재로선 용병 공백 탓이 크다. 로드리게스를 보내며 새로 영입한 카리대가 아직 제 모습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그간 1+1역할을 잘 해줬던 차우찬이 선발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닝 소화력, 구위 모두 차우찬을 대체할만한 투수는 아직 없는 현실이다. 류 감독은 “5회 이전에 심창민이나 안지만 같은 선수를 쓰기는 어렵다. 때문에 선발이 무조건 5이닝은 막아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희망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류 감독은 전날 경기에서 패하긴 했지만 김현우를 통해 희망을 발견했다. 김현우는 전날 경기서 2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좋은 모습을 보였다. 류 감독은 “현우가 잘 던져줘서 어떻게 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9월부터 1군 엔트리가 확대되면 권혁, 신용운 등을 합류시켜 마운드 자원을 보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