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해리스 의원을 향해 “미친 여자”라고 공격했다. 해리스 의원이 지난 2018년 성폭행 미수 의혹을 받는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후보에 대한 인준 청문회에서 한 공격적 질의를 언급하며 이렇게 평가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리스 의원의 민주당 부통령 후보 낙점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못된 여자’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못된 여자’로 지목된 이들은 많다. 지난 2016년 대선 때 경합을 벌인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가 대표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힐러리 후보와 텔레비전 토론을 벌이는 공식적인 자리에서도 ‘못된 여자’ 언급을 했다. 지난해 탄핵심판 과정에서 사사건건 부딪친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의장을 향해서는 “돌처럼 차가운 미친 사람”이라고 깎아내렸다. 영국 왕자비도 ‘못된 여자’ 낙인을 피할 수 없었다. 미국 국적의 영화배우 출신인 메건 마클 왕자비가 2016년 미 대선 당시 “트럼프가 당선되면 캐나다로 이주하겠다”고 발언하자 트럼프는 “형편없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는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여론조사는 교외 백인 여성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결과를 보인다고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우선 인구 수에서 크게 밀린다. 리만 스톤 가정연구소 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교외의 가정주부 비율은 미국 전체 인구의 4%에 불과하다. 반면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2019년 6세 이하의 자녀를 둔 여성의 노동 참여율은 66%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여성들을 향해 성적 비하 발언을 일삼았는데도 당선됐지만 올해는 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인종과 성별 문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본능을 따르는 것이 정치적 이미지를 높인다고 믿어왔다. 하지만 인종차별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대통령을 위협하고 있다”며 “여성에 대한 그의 시각 역시도 시대착오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CBS 여론조사에선 경찰이 백인보다 흑인에게 치명적인 폭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답한 미국인은 전체의 57%로, 지난 2016년 43%보다 늘었다. 또한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응답한 미국인은 67%로 1년 전보다 8%포인트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