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쌓아두는 일본, 신지폐 발행하자 ‘지폐 교환’ 사기 등장

  • 등록 2024-07-03 오전 8:14:00

    수정 2024-07-03 오전 8:14:00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3일 일본이 새로운 디자인의 지폐를 발행한 가운데 집에 현금을 보관하는 고령층을 속여 기존 지폐를 갈취하는 사기가 등장했다고 NHK가 보도했다.

이상현 태인 대표 겸 안중근의사숭모회 이사가 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태인 사무실에서 1902∼1909년에 발행된 일본 제일은행권(위)과 이달부터 발행하는 일본 만 엔권 견본을 비교해 설명하고 있다. 두 지폐에는 과거 한반도 경제 침탈에 앞장선 시부사와 에이이치(澁澤榮一)가 실려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경시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80대~90대 노인 4명이 신지폐 발행 관련 사기로 1500만엔(한화 약 1억 2885만원)상당의 피해를 입었다. 일본에서는 고령층이 현금을 은행에 맡기지 않고 집안에 보관하는 ‘장롱예금’이 60조엔(약 52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화폐 교체 시기에 장롱예금을 노리는 사기가 등장한 것이다.

피해 수법은 모두 같았다. 금융 직원을 사칭하며 “직원이 자택까지 기존 지폐를 교환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가에서 신지폐 발행 매수를 결정하는 조사를 하고 있다. 기존 지폐를 집에서 보관하고 있다면 직원에 맡겨 달라”는 전화가 걸려왔다.

이밖에 ‘예금이 봉쇄된다’, ‘장롱예금을 압수해 국가가 관리한다’는 등의 가짜뉴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됐다. 재무성은 현행 지폐도 계속 사용할 수 있다며 관련 사기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일본은 종전 직후인 1946년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벌어지자 이를 억제하기 위해 예금을 봉쇄한 바 있다. 당시 기존 화폐 유통을 금지하는 등 조치로 가구당 예금인출 금액을 제한하는 정책을 폈다.

한편, 일본은 20년 만에 3차원 홀로그램 등 첨단 위조방지 기술을 적용한 신지폐를 발행했다. 최고액권인 1만엔권은 기업인이자 일제강점기 우리나라 수탈의 장본인 시부사와 에이이치(澁澤榮一)가 등장해 국내에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기존에는 일본 계몽사상가 후쿠자와 유키치의 초상이 사용됐다.

5000엔권은 일본 최초의 여성 해외 유학생이자 교육자인 쓰다 우메코(1864~1929)가 등장했고, 1000엔권은 일본 근대 의학의 기초를 놓은 기타자토 시바사부로(1853~1931)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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