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PIT 유격수 '무혈입성' 가능, 머서 '넘사벽' 아냐

  • 등록 2014-12-23 오후 4:32:38

    수정 2014-12-29 오후 1:34:46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강정호(27·넥센 히어로즈)에 대한 포스팅(비공개입찰) 승리 구단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밝혀졌다.

이를 두고 의외라는 반응이 쏟아지지만 사실 의외는 아닌 것이 적확하다. 파이어리츠는 확실한 유격수를 보유했다고 보기 힘든 팀으로 ‘필라델피아 필리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신시내티 레즈’ 등과 함께 영입이 가능한 후보 구단으로 꼽아왔다.

심지어 조니 페랄타(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라는 수준급의 유격수를 데리고 있음에도 존 모제이락(45·카디널스) 단장은 강정호를 원했다고 실토했다. 강정호 포스팅에서 패한 걸 두고 직접 아쉬움을 표하고 나섰을 정도로 한국인 유격수 강정호에게 쏟아졌던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은 생각보다 높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파이어리츠 내야진이 탄탄하다고?

팀 로스터 구성상 피츠버그는 강정호를 순수한 유격수 자원으로 보고 데려갔을 공산이 가장 크다. 경쟁의 측면에서 그렇다.

계약 성사까지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이는 게 닐 헌팅튼(45·파이어리츠) 단장은 “강정호 영입기회를 굳혀 기쁘다. 협상시작을 고대한다”고 말했다. 강정호의 미국 내 에이전트인 앨런 네로 역시 지난 윈터미팅 동안 관심을 표하는 구단 관계자들을 미리 만나 계약기간 3~4년에 연봉 400~600만달러 선을 원한다고 이미 밝혀와 그 뒤 있은 포스팅에 참가한 구단들은 이를 충분히 감안하고 들어왔을 걸로 추정된다.

왜 하필 ‘해적선’인가라는 물음에서는 피츠버그 내야진이 탄탄하게 꾸려져 있다고 보는 시각이 깔려있다. 그 주된 근거는 ‘CBS 스포츠’의 칼럼니스트인 존 헤이먼의 한 마디로 사실 별 설득력은 없다. 속을 뜯어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피츠버그가 물밑에서 강정호에 잔뜩 눈독 들인 데는 그만한 이유가 숨어있다.

파이어리츠는 장타력이 돋보이지만 타격의 정확성과 수비에 문제가 많던 기존의 3루수 페드로 알바레스(27·파이어리츠)를 1루로 돌릴 계획이다. 강정호의 포스팅 승리가 발표된 23일(한국시간)에는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한때 슬러거였던 우타자 코리 하트(32)를 데려와 1루 포지션을 강화했다.

하트의 영입은 이미 트레이드설이 제기돼오던 알바레스의 처분을 암시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주전 2루수 닐 워커(29·파이어리츠)는 고질적인 허리부상의 우려를 안고 있다. 이에 피츠버그 유력 일간지 ‘포스트-가젯’에서는 “강정호의 영입으로 알바레스를 트레이드하고 워커를 1루로 돌리는 방안도 생각해볼 법해졌다”는 논평이 즉각적으로 나왔다.

‘수퍼 유틸리티 플레이어’의 새장을 활짝 연 조시 해리슨(27·파이어리츠)의 경우 3루수로 정착할지 아직은 미지수다. 정착하더라도 문제인 것이 효용성이나 팀 공헌도 측면에서 기존의 역할이 더 나을 수 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백업 내야수 2인방 션 로드리게스(29·파이어리츠)와 페드로 플로리몬(28·파이어리츠)은 말 그대로 백업 역할 그 이상을 기대할 수 없다.

전체적으로 볼 때 뭔가 임펙트가 부족하고 완전하다고 쉽게 단정 짓기도 힘든 해적선의 내야진 구성이다.

머서(평균)를 넘어 ‘무혈입성’하라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현 시점에서 주전 유격수로 내정돼 있는 조디 머서(28·파이어리츠)의 기량이다.

머서는 고등학교 졸업 해였던 지난 2005년 드래프트에서 26라운드 전체 796번째 선수로 LA 다저스에 지명 받은 바 있다. 당시 계약하지 않고 대학으로 진학해 2008년 피츠버그의 3라운드 전체 79번째 선수로 프로에 입문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해이던 지난 2012년 클린트 바머스(35·샌디에고 파드레스)의 백업 유격수로 마이너리그 트리플A와 빅리그를 오가며 한국야구 팬들에게 친숙한 ‘야마이코 나바로(27·삼성 라이온즈)·해리슨’ 등과 경쟁했다.

2013시즌도 주전은 아니었고 바머스와 플레잉 타임을 나눠가졌다. 바머스의 노쇠화가 급격히 진행된 올해 마침내 페이퍼상 주전(149경기 129안타 타율 0.255 12홈런 55타점 등)으로 도약했으나 고정된 주전은 아니었고 구단 입장에서는 머서 외 딱히 대안이 없어 밀고 갔던 느낌이 강했다.

만 27살에 주전으로 풀타임 1년차를 보낸 머서를 팀에서 미는 유망주로 보거나 확실하게 뿌리 내린 유격수라고 판단하는 메이저리그 전문가는 드물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유격수 조디 머서가 공을 잡아 던지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머서를 가장 잘 표현하는 한 마디는 ‘평균적인 유격수’라는 것이다. 공격도 수비도 딱 리그 평균만큼만 해온 100% 주전급으로는 아직 검증해야 될 부분들이 남은 내야수다.

마이너리그에서조차 6시즌 평균 타율이 0.268(7홈런 47타점 등)에 그친 커리어 내내 지극히 평범한 선수였다. 올해 성적이 생애 최고일지 모른다는 조심스러운 예상과 더불어 어떤 의미에서는 내야의 전 포지션을 두루 소화하는 유틸리티 역할이 적합하다고 보는 배경이다.

아무리 메이저리그 유격수들의 타격이 바닥을 기는 추세라지만 머서의 네임밸류는 평균 이상이 못 된다. 극단적으로 말해 내년 뿌리를 못 내리고 1~2년이 흘러간다면 그 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무대로의 진출을 염두에 둬야 할 그 정도 레벨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따라서 피츠버그는 보다 확실한 유격수가 필요했을 테고 한국프로야구(KBO) 무대를 점령한 강정호의 파워 포텐셜과 스타성에 주목했던 걸로 보인다.

머서 정도의 실력과 지명도라면 강정호의 적응 여하에 따라 충분히 해볼 만한 상대이고 무혈입성마저 가능할 전망이다.

유격수로 韓의 반만 해줘도 ‘대성공’

강정호 포스팅에 앞서 뉴욕 쪽에서는 연일 비중 있는 기사로 강정호를 다뤘다. 그중 ‘뉴욕 포스트’에서 나온 “올해 강정호의 성적을 반만이라도 가져올 수 있다면 3년 연속 유격수 포지션에서 최소의 공격지원만을 받은 뉴욕 메츠로서는 기쁘게 받아들여할 처지”라는 평가는 눈여겨볼 대목이다.

2014시즌 강정호는 넥센 소속으로 ‘117경기 타율 0.356 40홈런 117타점 103득점 출루율 0.459 장타율 0.739’ 등을 작성했다.

꿈의 빅리그 무대로 옮겨 2014년 기록의 반만 해줘도 감사해야 할 상황에 놓여있다는 뜻으로 사실상 이것저것 가릴 입장이 못 된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 구단의 야구운영 고문 출신으로 현재는 ‘ESPN’에서 주로 마이너리그를 전문으로 담당하는 ‘인사이더(유료)’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키스 로는 “강정호의 파워가 일정 수준 메이저리그로 옮겨올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다만 아마도 타율은 희생해야 될 부분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아가 로는 “수비범위로 인해 구단들이 그를 유격수로 보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강정호는 수준급의 어깨를 보유한 선수로 범위를 어깨로 커버할 수 있다. 강정호가 메이저리그 유격수로 뛸 수 있도록 모든 기회를 주고 싶다”고 호언했다.

오히려 유격수가 아닌 코너 내야수(3루수)로 돌 시 강정호의 최대 강점인 파워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질지 모른다며 우려했다.

요약하면 빅리그에서 유격수로 한국의 반만 해줘도 성공이라는 바로 이런 진단이야말로 500만2015달러(약 55억원)를 부른 피츠버그가 강정호를 대하는 정확한 눈이었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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