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가 이재용 부회장에게 주는 기회[류성의 제약국부론]

'수성'과 '재창업'모두 성공해야 뛰어난 경영자 평가
반도체,전자는 키워도 아버지 그늘 한계 못벗어나
바이오는 이부회장이 경영자적 자질 입증할 절호기회
'제2 반도체’ 넘어 명실상부 대표사업으로 키워내야
  • 등록 2022-03-07 오전 8:57:31

    수정 2022-03-07 오후 9:57:39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데일리DB


[이데일리 류성 제약·바이오 전문기자] ‘수성(守成)과 재창업(再創業)’은 재계 후계자들이 평생 풀어가야만 하는 숙명이다. 선대가 맨손으로 세운 기업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경영 후계자들로서는 수성과 재창업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수 없다.

새로운 사업에 대한 도전은 꺼려하며 기존 사업을 지켜내는 수성에만 치우치는 재계 후계자는 기업가의 도전정신을 의심받곤 한다. 반면 선대를 뛰어넘고자 기존 주력사업을 등한시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앞세우며 재창업에만 몰두하면 무모하고 위험한 경영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요컨대 세상은 선대로부터 이어받은 주력사업을 키워 나가면서도(수성), 새로운 사업에 진출해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재창업) 후계자를 청출어람하는 실력있는 기업인으로 인정한다.



초일류 기업 삼성의 경영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도 예외가 아니다. 세상은 이 부회장이 부친인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승계받은 국내 대표기업 삼성그룹의 선장으로서 과연 수성과 재창업 두가지 모두를 잘 해나가는지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수성의 측면에서 보면 현재까지 이 부회장의 성적표는 그리 나쁘지 않다는게 대체적 시각이다. 초일류 기업 삼성을 떠받치고 있는 대표적 기둥사업인 반도체, 전자 양대 분야에서 해마다 사상최고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다만 이들 분야는 지금은 최고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삼성의 핵심사업으로 손꼽히지만, 미래 불확실성은 여타 사업을 압도한다는 공통 약점이 자리한다.

재창업의 관점에서 보면 이 부회장은 어느 수준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에는 다소 이르다는 판단이다. 기존 것을 지켜내는 수성에 비해 새로운 사업을 일궈내야 하는 재창업은 몇배, 몇십배의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그럼에도 아직 이 부회장이 독자적으로 개척해 재창업에 성공했다고 내세울만한 사례를 찾기 힘들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수성에 성공하더라도 재창업 분야에서 이렇다할 전공을 세우지 못한 기업 후계자에게 세상은 ‘평범한 경영자’라는 꼬리표를 붙인다. 다행히 이 부회장에게는 재창업에서 혁혁한 성과를 거둘 기회가 무르익고 있다.

바이오 사업이 그것이다. 선대 이건희 회장이 2010년 바이오·제약을 그룹의 5대 신수종사업으로 확정했다지만 삼성의 바이오 사업을 실질적으로 맨땅에서 일궈낸 것은 이 부회장이다. 삼성의 바이오 사업을 대표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0여년 사이 글로벌 1위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개발(CDMO) 업체로 우뚝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글로벌하게 손꼽히는 바이오기업으로 도약, 한국이 제약강국 반열에 오르는 데 선봉장 역할을 한다면 이 부회장은 수성과 재창업에 성공한 대표적 경영자로 기록될 수 있다.

그러려면 삼성은 바이오 사업에 대해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그룹주도의 전략과 집중도가 필요하다. 바이오를 제2 반도체로 육성하겠다는 게 삼성의 전략이지만 이 정도 결기로는 부족하다. 최소한 반도체를 월등하게 뛰어넘는 삼성의 간판사업으로 키워내고야 말겠다는 혁신적 도전정신이 절실하다. 의약품 세계시장 규모는 1600조원에 달한다. 반도체(600조원)와 자동차(600조원)를 합한 것보다 시장이 크다는 점은 삼성에게는 고무적이다.

삼성이 글로벌 바이오기업을 일궈내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 있다. 잠재력있는 신약 파이프라인을 갖춘 글로벌 바이오기업들에 대한 공격적 인수·합병(M&A)이 그것이다. 신약하나 개발하는데 10여년이 걸리는 바이오 업종의 특성상 피할수 없는 전략이다.

특히 세계적 전염병 창궐시대에 전염병 백신, 치료제 분야에서 압권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글로벌 바이오기업들을 적극 병합하는 것도 단기간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효과적 해법이 될수 있다. 이 부회장이 삼성의 수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삼성의 맏형격인 삼성전자를 뛰어넘는 세계적 바이오기업으로 키워내는 것도 도전해볼만한 의미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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