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지역 내 민간인통제선을 넘나들며 이어진 평화누리길은 이제 경기도를 넘어 국내 트래킹족들 사이에선 한번쯤 다녀와야하는 성지로 자리잡았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오기 전 평화누리길을 걷다보면 임진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함을 마음껏 느낄 수 있다.
12개 코스 중 강과 산을 모두 품은 파주시의 평화누리길 두 곳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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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시를 시작해 경기북부 고양시로 넘어온 평화누리길은 6번째 코스에서 파주시로 진입한다.
평화누리길의 첫 파주시 구간인 6코스는 여러 코스 중에서도 심학산과 파주출판단지를 끼고 있어 걷는 즐거움이 더욱 크다.
고양시 동패지하차도에서 시작하는 6코스는 지하차도 위에 무인 스템프 박스가 마련돼 있어 종주를 목적으로 평화누리길에 들어섰다면 이곳에서 마련된 패스포트에 스템프를 찍고 출발할 수 있다.
하늘을 가릴 정도로 숲이 울창해서 마치 깊은 산중에 들어온 느낌을 받을 수도 있으며 시간 만 잘 맞춘다면 심학산 구간 중간쯤에 마련된 낙조전망대에서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도 있다.
또 파주출판문화단지 역시 한눈에 내려다 볼 수도 있따. 출판단지 뒤에는 한강이 흐르고 그 뒤로는 김포시의 봉성산과 동성산 등이 펼쳐져 있다.
길은 10여분 정도를 더 걸은 후 심학산에서 내려와 출판단지로 이어진다.
이후부터 코스는 자유로 옆 자전거 도로와 나란하게 이어져 있으며 중간중간 자유로와 잠시 멀어졌다가 한강으로 이어지는 공릉천 위 철교를 지나면 다시 자유로와 가까워진다. 종종 철책과 마주하게 될 때면 분단의 현실을 깨달을 수도 있다.
길 서편으로 오두산 통일전망대가 보이면 종착지가 멀지 않다는 의미다. 약 1.5㎞를 더 걸으면 6코스의 종착지이자 7코스의 시작점인 성동사거리가 나온다.
평화누리길 6코스는 총 14㎞ 길이로 걸어서 약 3시간 40분이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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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의 염원을 간직한 평화누리길 중 여덟번째 코스인 반구정길은 때묻지 않은 자연환경에서 사는 수많은 동물을 만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를 아우르는 유적을 품고 있으며 분단의 현실 속에서 희망을 찾아가는 길로 정의할 수 있다.
문산읍 사목리에 있는 조선시대 정자인 반구정 앞에서 평화누리길 8코스를 알리는 문을 지나면서 트레킹을 시작할 수 있지만 출발에 앞서 반구정을 둘러보는 것도 팁이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재상이며 청백리인 황희 선생을 기리는 곳인 반구정은 선생이 낙향한 후 갈매기와 벗하며 지냈다는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황희 선생의 사상과 일대기는 물론 삶에 교훈을 준 유명한 일화를 소개하는 방촌 황희 기념관과 유림과 후손들이 제사를 지내는 방촌 영당 등 황희 선생 관련 유적들이 모여있다.
반구정 구경을 마친 뒤 본격적인 트래킹에 나서면 자유로 바로 옆으로 이어지는 한적한 길을 따라 걸을 수 있다. 몇 분 지나지 않아 정겨운 농촌풍경을 만날 수 있는데 자연생태가 잘 보존 된 곳으로 주변의 논과 수로에서 백로와 원앙 등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경의중앙선 임직강역 건널목을 지나면서 반구정길은 통일로를 통해 장산1리 방향으로 이어지지만 바로 옆인 임진각평화누리에 잠시 들르는 것이 좋다.
임진각평화누리는 남북대립의 긴장감이 흐르는 임진각을 화해와 상생, 평화와 통일의 상징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조성한 복합문화공간으로 고향을 두고 온 실향민들이 차례를 지내는 망배단과 중단된 경의선 철도, 지하벙커 전시관 등 분단의 현실을 체험할 수 있다.
넓은 잔디광장과 바람의 언덕, 그 아래 연못에 자리 잡은 ‘카페안녕’도 임진각평화누리의 명소로 특별한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다.
평화누리길 8코스인 반구정길은 총 13㎞ 로 약 3시간 40분이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