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강하냐고? 나도 몰라"...'꿀벌'만 만나면 펄펄나는 손흥민

  • 등록 2017-11-22 오후 2:31:13

    수정 2017-11-22 오후 2:32:5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소속의 손흥민이 도르트문트와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골을 터뜨린 뒤 팀 동료와 함께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나도 왜 강한지 모르겠다. 그냥 운이 좋은 것 같다”

‘손세이셔널’ 손흥민(25·토트넘)이 다시 한번 ‘꿀벌 킬러’임을 입증했다.

손흥민은 22일(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의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도르트문트(독일)와의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H조 5차전 원정경기에서 1-1 동점이던 후반 31분 짜릿한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날 해리 케인과 함께 3-5-2 포메이션의 투톱으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경기 내내 호시탐탐 득점 기회를 노렸다. 결국 가장 필요한 순간에 멋진 골을 성공시켜 팀을 활짝 웃게 했다.

손흥민은 1-1 동점이던 후반 31분 팀 동료 델리 알리가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찔러준 패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2호 골이자 시즌 4번째 골이다. 이 경기에 앞서 손흥민은 지난 5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시즌 3호 골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도르트문트와의 경기에서 또다시 골 맛을 봤다는 것이 의미 있다.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부터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유독 강했다.

잉글랜드 무대에 오기 전 분데스리가(함부르크, 레버쿠젠)에서 5시즌을 뛰며 도르트문트를 6차례 상대해 5골을 터뜨렸다.

잉글랜드로 무대를 옮긴 뒤에도 도르트문트전 득점 행진은 이어졌다. 지난해 3월 유로파리그 경기에서 골을 터뜨린 데 이어 지난 9월 챔피언스리그 첫 대결에서도 득점에 성공했다.

도르트문트는 노란색과 검은색 줄무늬가 구단 상징이다. 그 모습이 꿀벌과 닮았다고 해서 ‘꿀벌 군단’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까지 도르트문트와 10차례 경기에서 8골을 뽑으며 ‘꿀벌 천적’임을 확실히 입증했다. 도르트문트만 만나면 골을 터뜨리고 펄펄 날다 보니 ‘양봉업자’, ‘꿀벌 천적’이라는 재미있는 별명까지 얻었다.

손흥민은 경기 후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경기장(도르트문트 홈 구장)은 정말 멋지다. 이곳에서 경기하는 게 즐겁다”며 “매 경기 골을 넣으려고 노력하는데 왜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자주 골을 넣는지는 모르겠다”며 활짝 웃었다.

아울러 “힘든 경기였지만, 우리는 충분히 이길 자격이 있었다”며 “우리의 멘털이 얼마나 강한지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이날 교체 없이 경기를 끝까지 소화했다. 토트넘은 전반 31분 토트넘은 도르트문트의 에메르-에메릭 오바메양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하지만 후반 시작 4분 만에 알리의 패스를 받은 케인이 수비 사이로 절묘한 슈팅을 날려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결국 토트넘은 후반 31분 손흥민의 결승골 덕분에 극적인 승리를 일궈냈다.

2-1 역전승을 거둔 토트넘은 조별리그 성적 4승 1무 승점 13을 기록하며 H조 1위를 지켰다. 같은 날 아포엘(키프로스)을 6-0으로 제압하고 16강 진출을 확정한 2위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승점 10)와 승점 3점 차를 유지했다.

영국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이날 결승골을 터뜨린 손흥민에게 양 팀 최고 평점인 8.3점을 줬다. 손흥민이 8점대 평점을 받은 것은 이번 시즌 처음이다. 동점골을 넣은 해리 케인이 7.8점을 받았고, 손흥민의 골을 도운 알리와 데니 로즈가 7.7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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