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2박 3일 방한 일정을 마무리하고 일본으로 떠난 바로 다음날 김여정 제1부부장이 미국을 겨냥해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다.
김 제1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어디까지나 내 개인의 생각이기는 하지만 모르긴 몰라도 조미(북미)수뇌회담과 같은 일이 올해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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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근거로는 “우리의 시간이나 때우게 될 뿐이고 그나마 유지되어오던 수뇌들 사이의 특별한 관계까지 훼손될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며 “쓰레기 같은 볼턴(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예언한 것이기 때문에 절대로 그렇게 해줄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또 “타방의 많은 변화라고 할 때 제재 해제를 염두한 것이 아님은 분명히 찍고 넘어가자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올해가 지나 북미 정상회담 재개될 경우, 지난해 2월 노딜로 끝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논의됐던 ‘영변 폐기-일부 제재 해제’ 카드를 재논의할 생각이 없음도 분명히 했다. 이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끝난 이후에 새 임기를 시작하는 행정부와 협상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나는 ‘비핵화조치 대 제재해제’라는 지난 기간 조미협상의 기본주제가 이제는 ‘적대시 철회 대 조미협상 재개’의 틀로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하노이 회담탁에 올랐던 일부 제재 해제와 우리 핵개발의 중추신경인 영변지구와 같은 대규모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를 다시 흥정해보려는 어리석은 꿈을 품지 않기 바란다”고 말했다.
향후 북한의 군사적 행위와 관련, “미국은 대선 전야에 아직 받지 못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게 될까봐 걱정하고 있을 것”이라며 “전적으로 자기들이 처신하기에 달려 있다”, “우리를 다치지만 말고 건드리지 않으면 모든 것이 편하게 흘러갈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비건 부장관은 2박 3일간의 방한 일정에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유인할 전향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우리는 북한과 만남을 요청하지 않았다”며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을 향해서는 “낡은 사고방식에 사로잡혀있다”고 각을 세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