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남아공) 허정무 "파부침주(破釜沈舟)의 각오로"

▲ 허정무 한국축구대표팀 감독

[남아공 =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파부침주(破釜沈舟)의 각오로 나이지리아와의 마지막 경기를 준비하겠다."

허정무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비장한 의미의 고사성어를 통해 나이지리아와의 남아공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 나서는 각오를 밝혔다.

허 감독은 18일 밤(이하 한국시각) 남아공 러스텐버그 소재 올림피아파크 슈타디온에서 열린 한국축구대표팀 회복훈련 직전 기자회견에 참석해 "나이지리아는 결코 쉽지 않은 상대"라며 "파부침주의 각오로 마지막 경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파부침주(破釜沈舟)는 밥 지을 솥을 깨고, 돌아갈 때 타고 갈 배를 가라앉힌다는 의미로, 배수의 진을 치고 상대를 맞이하겠다는 의미를 드러낼 때 쓰는 고사성어다.

진나라를 치기 위해 군사를 일으킨 항우가 중요한 전투를 앞두고 일부러 군사들이 사용하던 밥솥을 깨고 타고 온 배를 침몰시켜 물러설 수 없도록 만들며 군사들을 독려한 것에서 유래한 표현이기도 하다.

허 감독이 '파부침주의 각오'를 강조한 건,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서 총력전을 펼쳐 자력으로 16강행을 결정짓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 된다. 한국은 17일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서 1-4로 완패해 16강 진출에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아르헨전 4실점에 대해 "네 골 모두 허용하지 않아도 될 골이었다"며 아쉬움을 표시한 그는 "전반을 1-2로 마쳐 분위기가 좋다보니 뒷문을 열어놓고 사냥에 나선 꼴이 되고 말았다"고 했다.

허정무 감독은 "오늘 훈련을 앞두고 선수들과 미팅을 실시하며 아르헨티나전에서 잘 된 것과 안 된 것을 나누어 설명했다"고 밝히면서 "탓하거나 책임을 추궁하기보다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자리였다"고 했다.

이어 "나이지리아는 개인 기량이 뛰어나지만 아프리카 특유의 기질이 있다"면서 "상대를 짜증나게 만드는 강한 프레싱으로 맞서겠다"고 했다.

나이지리아와의 맞대결에서 비겨도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현재의 상황에 대해서는 "비기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며 "끈질기게, 가능하면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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