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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대표팀은 16일 광저우대학타운 구앙궁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핸드볼 B조 예선 쿠웨이트와의 경기에서 맏형 윤경신(3점)을 비롯해 백원철(7점), 정의경(7점), 이재우(4점) 등 주전들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31-29로 승리했다.
이로써 예선 3연승을 거둔 한국은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어 금메달 복귀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한국 남자핸드볼은 1986년 서울 대회 이후 아시안게임 5연패를 이뤘지만 4년전 도하 대회에선 편파판정에 휘말려 4위에 머물러야 했다.
이날 쿠웨이트전 승리는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한국은 쿠웨이트와의 안좋은 악연을 가지고 있다. 당시 한국은 아시아핸드볼연맹(AHF) 회장국인 쿠웨이트의 장난의 희생양이 됐다.
카타르와의 준결승에서는 쿠웨이트 심판이 대놓고 편파판정을 내렸다. 상대와 몸이 닿기만 해도 우리 선수에게 반칙과 퇴장이 선언됐다. 당시 윤경신이 "핸드볼 신이 와도 못이기는 경기다. 지금까지 핸드볼을 해온 게 창피하다"라고 했을 정도였다.
쿠웨이트는 심판의 특혜와 경기 조작 덕분에 도하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쿠웨이트가 제대로 된 실력으로 금메달을 땄다고 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후 2008년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쿠웨이트에 복수한 한국은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 예선에서 다시 쿠웨이트와 만났다. 다행히도 아랍에미리트 심판 2명은 경기를 비교적 공정하게 진행했다.
심판의 도움이 사라진 쿠웨이트는 경기 초반 한국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초반에 6-1까지 달아난 한국은 이후에도 계속 쿠웨이트를 압박해 전반을 19-12로 크게 앞선채 마쳤다. 심판의 장난도, 홈 텃세도 없다보니 쿠웨이트는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한국은 후반들어 젊은 선수들을 대거 출전시키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쿠웨이트도 만만치 않았다. 무섭게 추격하기 시작한 쿠웨이트는 27-20에서 내리 5골을 성공시켜 종료 8분여를 남기고는 2점차까지 쫓아왔다.
위기에 몰린 한국은 백원철 등 베스트멤버들을 코트에 내세워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이후 한국은 쿠웨이트와 점수를 주고받는 접전을 이어갔다. 종료 1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2점차로 앞선 한국은 쿠웨이트의 마지막 공격을 막고 승리를 지켜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