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포항 감독이 선수보다 더 많이 뛰는 이유

  • 등록 2015-02-10 오후 5:09:34

    수정 2015-02-10 오후 5:09:34

황선홍 포항 감독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터키 안탈리아 카야 리조트에서 전지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포항 스틸러스.

터키는 현재 겨울 날씨지만 기온이 10도 내외고 지중해 따뜻한 바람 덕분에 춥지 않다. 때문에 비성수기인 리조트에는 포항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의 축구단과 테니스 선수들이 진지훈련을 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운동을 많이 하기로 소문난 이가 바로 황선홍 포항 감독이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황 감독은 훈련이 없는 시간이면 방안에서 연습 경기 비디오를 통해 팀 전력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전술 연구와 선수 강·약점을 분석하는데 시간을 투자한다.

대부분 시간을 축구에 투자하고 있는 황 감독은 여유 시간이 생기면 해변을 따라 걷고 뛰고를 반복하고 리조트 피트니스센터에 운동한다. 원래 황 감독은 강철 수석코치와 함께 운동했지만, 강 코치가 부상을 당하면서 홀로 뛰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외국인 선수가 팀에 들어오고 내부 경쟁이 치열해지면 다들 열심히 운동하려는 분위기가 잡혔다. 근데 감독님도 선수들만큼 운동을 열심히 하신다. 몸 상태로 치면 감독님도 선수들 못지 않을 것”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이어 “강 코치님도 다치시면서 운동을 멈추시긴 했지만, 감독 코치님이 저렇게 열심히 운동하시니깐 선수들도 열심히 안 할 수가 없다”고 미소를 지었다.

터키 안탈리아에서 공동취재단과 만난 황 감독은 열심히 운동하는 이유에 대해 대뜸 “감독의 심리적인 부분”이라고 답을 내놓았다.

그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많다. 내가 하고 싶은 축구, 원하는 축구는 너무 많고 크다. 그렇다고 그것을 다 할 수 없다. 선수들이 부족하다기보다는 감독의 욕심이다. 모든 감독이 그런 마음일 것”이라며 “내려놓는 것도 필요한데, 쉽지가 않다. 그럴 때면 한바퀴 뛰고 온다. 그러면 마음이 좀 풀린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감독을 하면서 선수들과 떨어져 있으려고 노력한다. 옆에 붙어있으면 계속 잔소리하고 부담을 주고 있더라”며 “그래서 혼자 바닷가를 걸으면서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진다. 그러면 좀 떨어져서 (객관적으로)판단하게 된다. 그래도 한두 달 지나면 또 붙어있더라”고 껄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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