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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37개국을 대상으로 ‘기업가정신’을 조사해 발표했다. 인구 10만명당 사업체 수와 기업활력, 제도환경, 기업가 직업 선호 등 6개 항목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27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전경련은 “기업규제 입법으로 기업 관련 제도 환경이 급격하게 악화했다”고 평가했다. 기업가정신의 사전적 의미는 ‘기업의 본질인 이윤 추구와 사회적 책임 수행을 위해 기업가가 마땅히 갖춰야 할 자세나 정신’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5월 내놓은 또다른 기업가정신 조사결과는 사뭇 다르다. 글로벌 기업가정신 연구협회(GERA)가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중기부는 우리나라 기업가정신 지수가 지난해 44개국 중 9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9년 15위에서 여섯 계단이나 오른 기록이다.
또 라틴아메리카의 기업가정신 전문 싱크탱크 ‘PRODEM’이 공개한 ‘역동적 기업가정신 지수’(IDE ·Index of Dynamic Entrepreneurship)를 보면, 한국은 64개국 중 13위를 기록해 상위권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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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은 지난해 이은 10개로 다소 주춤하지만, 한국인이 창업한 몰로코·센드버드 등 혁신기업이 연이어 유니콘에 오르며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정말 우리나라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아니라면 나오기 어려운 기록이다.
벤처 1세대인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기업가정신에 대해 “혁신적 방법으로 신산업을 개척해 경제를 부흥하고, 국민을 잘 살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가정신을 순위로 매겨 비판하거나 칭송한다고 해서 기업 환경이 변하진 않는다. 기업가정신이 몇 위인지 매달리기보다 무엇이 기업가정신을 흩트리는지를 살펴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