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박근혜 대통령 되는 것 원치 않아"

[이데일리 나원식 기자]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10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정부에서 총리를 지냈던 정 전 총리는 그동안 여권 인사로 분류돼왔지만, 본인은 ‘여권의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것이 불쾌하다’는 등의 발언을 하며 새누리당과 선을 긋고 있다. 대신 현재의 여야가 아닌 ‘제3 세력’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박 후보는 경제민주화하고 거리가 있는 것 같고, 또 하나 걱정이 되는 것은 과거의 박 후보께서 대통령이 되시면 과거에 불공정했던 것이 공정으로 둔갑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박 후보의 역사인식을 문제 삼았다. 정 전 총리는 “과거에 여러 가지 잘못된 것이 잘못되지 않은 것으로 될까 봐 걱정”이라며 “5·16, 3선개헌, 쿠데타, 유신 등이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규정될까 걱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도자의 말이라고 하는 것은 천금과 같다”며 “특히 역사인식은 미래의 청사진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더욱더 그렇다”고 덧붙였다.

정 전 총리는 반면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서는 호의적인 인식을 재확인해다. 그는 ‘제3세력이 필요하다면 안 원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방법은 생각 안 해 봤느냐’는 물음에, “안 원장과 개인적으로 만나서 깊은 얘기를 안 해서 잘 모르겠다”면서도 “안 원장이 동반성장의 이념이나 의지를 갖췄는지에 대해서 얘기를 해 보고 저보다 더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안 원장을 밀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또 김한길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이 자신이 거론하고 있는 ‘제3세력 론’에 대해 오히려 박근혜 후보한테 도움이 된다며 비판한 것과 관련, “부적절한 말씀”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김 최고위원을 겨낭, “지금 제1야당인 민주당의 지지가 왜 이렇게 오르지 않고 있는지에 대해 자기반성도 하고 앞으로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 하는 대안도 내놓는 것이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