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시내에서 서쪽 자동차로 15분 남짓 걸리는 후레이아 캠프에서 눈발까지 날리는 혹한(?)의 바닷바람을 맞는 조진호(42) 대전 시티즌 감독의 얼굴은 더욱 주름이 깊어 보였다.
지난해 5월 감독대행 꼬리표를 떼고 정식으로 팀을 맡은 지 이제 9개월 남짓이 지났지만 그는 “90년보다 더 긴 시간을 보낸 것 같다”고 했다.
시민구단인 대전은 2부리그인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됐다가 지난해 ‘대전발 태풍’을 몰아치며 당당히 다시 1부리그 클래식에 복귀했다. “새 시즌을 새 무대에서 맞게 됐다. 지난해처럼 공격축구를 보이는 것 외엔 다른 길이 없다”는 조 감독의 말에는 비장함이 넘쳐흘렀다.
사실, 조 감독에게 아드리아노는 사랑과 미움이 교차하는 애증의 대상이다. 아드리아노의 별명은 ‘주 3일 근무’다. 브라질 출신의 기질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별명이다. 주 3일이면 경기가 있는 날만 공을 찬다는 것인데, 그만큼 훈련을 싫어한다는 데서 생겨난 애칭(?)이다.
그러나 천하의 아드리아노도 조 감독의 당근 앞에서는 꼼짝을 하지 못했다. “워낙 체력과 개인기가 좋은 때문인지, 컨디션이 좋을 때는 ‘인저리타임 때도 골을 넣을 수 있으니 제발 빼지만은 말아달라’고 통사정을 할 때도 있다”고 귀띔한 조 감독은 “승부욕이 남다른 아드리아노에게 또 다른 당근책은 ‘쉬는 날을 하루 줄테니 오늘은 열심히 해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과 브라질은 비자 면제 협정을 맺지 않았기 때문에 제3국 프로팀에 속했더라도 해당국의 외국인 등록증이 없으면 입국이 허락되지 않는다.
대전의 올 시즌 목표는 소박하기 그지없다. 14개 클래식팀 가운데 한 자릿 수 순위에 오르는 것이다. 최용수 FC서울감독, 윤정환 울산 감독과 청소년대표팀 동기였던 조 감독은 “이제는 상대팀을 견제하느라 챌린지 시절처럼 선수를 임대해 올 수도 없다. 아드리아노가 비록 훈련캠프에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한국에서 열심히 훈련해 주길 바랄 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