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막고 고기 구워 먹은 교사들…어린이집은 지옥이었다”

인천 장애 아동 학대 어린이집 교사 6명 경찰 입건
“보육교사들 학대 웃으며 즐겨…아이들 방치하고 고기 굽기도”
피해 원생 부모들, 엄중 처벌·지원책 마련 촉구
  • 등록 2021-02-09 오전 7:44:02

    수정 2021-02-09 오전 7:44:02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인천 서구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 보육교사 6명 전원이 원생들을 학대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가운데 피해 아동 학부모들이 구체적인 피해 사례를 공개하며 지원책 마련을 촉구했다.

장애아동 등 원생들을 학대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인천 서구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어린이집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동안 원생들이 노트북으로 영상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 서구 어린이집 아동학대 피해 원생 부모와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단체 4곳은 지난 8일 서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 교사와 원장에 대한 엄중 처벌과 피해자 지원·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들은 “가해 교사들은 경찰 조사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학대가 아닌 훈육이었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극도의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로 힘들어하는 아동들이 기존에 심리치료를 받던 곳에 다닐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도 거절해 2주가 넘도록 방치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피해 원생 부모들은 이날 구체적인 학대 피해 사례도 공개했다. 한 자폐아동의 부모는 “제가 본 우리 아이의 학대 영상은 상상도 못 할 정도로 심했고 그곳은 그냥 지옥이었다”며 “전 교사 모두가 아이들을 학대하면서도 웃으며 즐기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체중이 20㎏이 채 안 되는 우리 아이보다 3~4배 되는 육중한 담임교사가 크고 긴 쿠션을 공중에 한 바퀴 돌려 아이에게 휘둘렀다”며 “나동그라져 두려워하는 아이에게 담임교사가 다시 다가가 몸 위를 누르며 강제로 억압하는 모습을 봤을 때 ‘정말 인간이 아니구나’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고 분노했다.

다른 피해 아동 어머니는 “말도 못 하는 아이는 기저귀로 맞고 서랍장 밑에 머리를 잡혀 밀려들어 갔다”며 “다른 아픈 아이는 책상에 올려뒀던 커피를 쏟았다고 마스크를 벗기고 걸레로 얼굴을 맞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가 매일 밤 잠들 때까지 2~3시간 동안 울며 몸을 바닥에 던지는 등 자해 행동을 하고 있다”며 학대로 인한 아이의 트라우마 증상을 전하기도 했다.

피해 원생 부모들은 보육교사들이 아이들을 한데 모아놓고 노트북 영상을 보여주며 방치한 채 고기를 구워 먹는 사진도 공개했다. 사진에서 보육교사들은 원생들 의자와 책상을 이용해 둘러앉아 고기를 구워 먹고 있었고 아이들은 작은 노트북 화면을 보거나 가만히 서 있었다.

이들은 “(보육교사들은) 아이를 돌봐야 할 점심시간에 같이 둘러앉아 고기를 구워 먹었다”며 “그동안 아이들은 매트 위에 모여 앉아 노트북으로 미디어 영상을 보며 방치돼 있었다”고 말했다.

인천 서구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의 교사가 아이를 학대하는 장면. (사진=KBS뉴스 방송화면 캡처)
해당 어린이집에 근무했던 20~30대 보육교사 6명은 최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은 지난해 11~12월 어린이집에서 자폐증 진단을 받거나 장애 소견이 있는 5명을 포함한 1~6세 원생 10명을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어린이집 원장도 관리·감독과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한 피해 원생 부모로부터 지난해 12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이 해당 어린이집의 11월과 12월 두 달 치 폐쇄회로(CC) TV 영상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보육교사들은 원생들에게 학대로 의심되는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200여 차례 했다.

서구는 해당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교사들에 대해 자격정지 등 행정처분하고, 원생들을 다른 어린이집으로 모두 옮긴 뒤 어린이집 문을 닫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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