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부터 '리바운드'"…장항준·안재홍, 韓영화에 던지는 회심의 슛 [종합]

  • 등록 2023-03-28 오후 6:01:57

    수정 2023-03-28 오후 6:03:00

(사진=뉴스1)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이 영화를 만든 과정 자체가 ‘리바운드’였다.”(장항준 감독)

뭘 해도 되는 남자, 신이 내린 꿀팔자, 눈물자국 없는 말티즈. 이와 같은 수식어들을 보유한 자칭, 타칭 럭키가이 장항준 감독. 그의 행운이 신작 ‘리바운드’에서도 적용될까. 영화 ‘리바운드’(감독 장항준)가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쏘아올린 2023년 극장가 농구 신드롬을 이어간다. 부산의 최약체 농구부 코치와 선수 6인방이 전하는 스포츠 정신의 숭고함, 꿈을 좇는 청춘들의 위대함. 이들의 기적같은 이야기가 위기에 빠진 한국 영화를 늪에서 구출할지 주목된다.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리바운드’(감독 장항준) 기자간담회에서는 장항준 감독을 비롯해 배우 안재홍, 이신영, 정진운, 정건주, 김택, 김민, 안지호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는 5일 개봉을 앞둔 ‘리바운드’는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들이 쉼없이 달려간 8일간의 기적을 담은 실화 바탕 영화다. 제목인 ‘리바운드’는 농구 경기에서 슛을 한 공이 바스켓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림이나 백보드에 맞아 튕겨나간 공을 다시 잡아내 골대에 넣는 기술이다. 제대로 된 슛 기회를 놓친 실수를 다시 한 번 붙잡아 만회할 수 있는 회심과 희망의 기술이기도 하다.

영화 ‘라이터를 켜라’, ‘기억의 밤’ 등을 연출한 장항준 감독과 그의 아내이자 드라마 ‘킹덤’, ‘시그널’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가 각각 연출과 각본으로 의기투합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을 쓴 권성휘 작가도 각본에 함께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범죄도시’ 제작사인 BA엔터테인먼트가 10년 전부터 영화화를 준비한 작품으로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 연기력 보증수표 안재홍을 주축으로 이신영, 정진운, 김택, 정건주, 김민, 안지호 등 풋풋하고 패기넘치는 신예들이 모여 뜨거운 청춘의 에너지를 불어넣을 예정이다.



장항준 감독은 “신이 내린 꿀팔자, 윤종신이 임보하고 김은희가 입양한, 눈물자국 없는 말티즈 장항준”이라고 자신을 소개해 웃음을 유발했다.

그는 “제가 원래 영화 개봉 전 긴장하는 편이 아닌데 이번엔 상당히 쫄린다”고 운을 떼며 “이 작품이 유작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장 감독은 “영화감독들은 자기가 언제 데뷔하는지 모르고 살면서 죽을 때까지 몇 작품을 만드는지도 알 수 없다. 또 무엇으로 작품이 기억될지 모르는 직업이다. 실제 제 나이 또래 감독들도 극소수만 살아남았다”라면서도, “이 작품이 아닌 그 다음 작품이 유작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긴장하는게 아닐까 싶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그는 개봉을 앞둔 것에 대해 “감개무량하다”며 “사실 투자받는게 쉽지 않았다. 한 번 제작이 무산된 적이 있었다”고 기쁨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이 영화가 기획되어 만들어지기까지 딱 11년이 걸렸다. 저도 5년이란 시간을 이 영화에 투자했는데 오늘이 올 줄 몰랐다. 수많은 고비를 넘고 함께한 동료, 스탭들에게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함께한 팀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5년 전 BA엔터테인먼트로부터 연출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장항준 감독은 “5년 전 스탭들을 꾸리고 그 때부터 공개 오디션을 봤다. 500명을 데리고 체육관에서 농구 오디션만 진행하다 한 번 제작이 무산돼 스태프들이 해산하던 적이 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러다 넥슨이란 감사한 회사를 만나 이 영화가 극적으로 살아났다. 사실 이 영화 자체가 ‘리바운드’의 의미에 가깝다”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또 “자신이 있었다기 보다는 이야기의 진정성을 타협하지 않고 잘 담아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대본을 받아본 순간부터 연출의 컨셉 등이 머릿 속에 다 떠올랐다. 이 실화가 제 피를 끓게 만든다고 느꼈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한국 농구 영화의 길이라는 것에 대해 겁이 나기보다는 설ㅤㄹㅔㅆ다”고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앞서 극장가에 농구 신드롬을 안착시킨 화제의 일본 애니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했다. 장항준 감독은 “어쩌다보니 저희가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아이맥스 개봉일과 같이 개봉하더라.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일본 측과 전혀 협의된 바가 없다(웃음). 우린 ‘슬램덩크’가 개봉하기 훨씬 전부터 4월 개봉이 예정돼 있었다”고 강조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슬램덩크는 워낙 명작이고 모두가 사랑한 작품이다. 저 역시 재미있게 본 영화”라면서도, “저희는 지금을 살아가는 한국 젊은이들이 극 중 인물들에게 본인의 감정을 투영해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차별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리바운드’만의 매력포인트도 어필했다. 그는 “많은 선수들이 엘리트 체육을 꿈꾸지만 여러 이유로 꿈에 닿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오늘 이 경기가, 내일 이 경기가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상황이 계속된다”며 “우리의 젊은 청년들이 이 작품을 보며 위안과 공감을 받길 바란다”는 소망도 덧붙였다.

(사진=뉴스1)
‘리바운드’의 중심을 이끈 배우 안재홍은 부산중앙고 농구부 신임 코치 강양현 역을 맡아 실화 인물과 100%에 가까운 싱크로율로 열연을 펼쳤다. 안재홍은 중앙고 루키즈를 연기한 후배들과의 호흡에 대해 “중앙고 친구들이 촬영을 하는 모습을 코치로서 코치석에서 경기를 바라보며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제가 10년 전에 영화 ‘족구왕’에 출연해 족구를 하던 모습이 겹쳐져 묘한 기분이 들더라”고 회상했다.

이어 “우연일 수도 있겠지만, 그 때 유니폼도 파란색이었다. 그래서 저 친구들의 기분을 제가 누구보다 이해할 수 있었다. 촬영을 이어가면서 제가 20대 때 겪었던 마음들을 누구보다 잘 알 수 있겠다 공감해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강양현 코치의 모습을 최대한 비슷하게 구현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도 밝혔다. 안재홍은 “실제 강 코치님과 4살 차이만 난다. 강 코치님과 촬영 전부터 촬영 중에도 대화를 많이 나눴다. 외적인 싱크로율을 맞추기 위해 체중을 증량했고, 의상 악세사리 등을 높은 수준으로 일체화 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떠올렸다. 또 “강양현이란 젊은 코치가 대회를 치르러 나가는 마음가짐, 그 때의 떨림을 생생히 담고 싶었다”고도 강조했다.

중앙고 농구부로 활약한 배우들 역시 실제 선수처럼 경기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혹독한 트레이닝과 연구를 거쳤다.

배규혁 역의 정진운은 “규혁이의 신발이 있었는데 단종된 제품이라 구하기가 어려웠다. 또 규혁이 특유의 걸음걸이를 똑같이 재현하기 위해 신경썼다“고 촬영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작품 속 규혁이에게는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이 저때였던 것 같다. 그런 영광스러운 마음이 작품 속에 담기길 바라며 연기했던 것 같다”고 배역에 애정을 드러냈다.

이신영은 극 중에선 에이스 정규범 역을 맡았지만 이번 작품을 위해 처음 농구에 도전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연습을 거쳐)안되던 동작이 조금씩 되기 시작하고 동료들과 연결해 자연스레 골이 들어가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자연스러운 합이 이뤄져 골을 넣을 때 기적이라고 느꼈다”고 떠올렸다.

마지막으로 장항준 감독은 “위기에 빠진 한국 영화가 살아나려면 높은 제작비를 들인 대작들이 잘되어야 하는 것도 맞지만, 우리 작품과 같은 중간 예산 영화들이 허리가 돼 몸통을 잘 받쳐줄 수 있어야 한다. 많이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디.

한편 ‘리바운드’는 오는 4월 5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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