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 VS 2분, 정답 없는 야구의 매력

  • 등록 2015-02-27 오전 11:51:21

    수정 2015-02-27 오전 11:51:21

넥센 선수들이 경기 전 3개 설치된 배팅 케이지 중 2개만 쓰고 있는 모습. 사진=정철우기자
[오키나와=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야구 몰라요”는 오랜 야구 명언 중 단연 최고로 꼽힌다. 그 보다 야구를 정확하게 표현한 말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경기를 치른 노장들 조차 “아직 야구를 잘 모르겠다”고 말한다.

야구는 정답이 없는 스포츠다. 하는 나라가 많지도 않은데 나라마다 스타일이 다 다르다. 한 나라에서도 서로 다른 방식을 택한다.

6팀이 모여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고 있는 일본 오키나와에서도 그 차이는 분명하게 드러난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같은 목표를 향해 가는 모습에서 또 한 번 “야구 모른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삼성과 넥센은 26일 연습경기를 했다. 경기 전엔 모든 팀들이 그렇듯 타격 훈련을 했다. 삼성은 늘 했던 것 처럼 배팅 케이지를 3개 설치하고 쳤다. 한 시간 정도 훈련을 했으니 한 선수 당 15분 정도 공을 쳤다. 15분은 일상에서 아무것도 아닌 시간이지만 공을 치는 시간으로 치면 쉽게 지치는 시간이다.

그런 삼성 선수들을 넥센 선수들은 신기한 듯 바라봤다. 배팅 케이지가 3개 설치된 모습 자체를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한 넥센 선수는 “우리 팀엔 케이지 자체가 3개가 없을 것”이라고 농담을 했을 정도다.

삼성은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 컨셉이 “10% 더”다. 훈련도 지난해 보다 10% 더 한다. 통합 4연패가 가져올 수 있는 자만을 막기 위한 방법이다.

반면 넥센은 팀 훈련량이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팀이다. 오랜 시간을 하는 것 보다 짧게 집중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 아래 최소한의 훈련만 한다. 알아서 찾아서 한다고는 하지만 치는 양 자체가 적다.

경기 전 훈련도 그랬다. 케이지는 3개가 있었지만 특타를 원한 이택근과 스나이더만 쳤다. 다른 선수들은 백네트 쪽에서 가볍게 토스 배팅만 쳤다. 다 더해도 2분 정도의 시간이 고작이었다.

넥센은 6개팀 중 유일하게 오키나와에 전용 훈련장이 없는 팀이다. 전용 훈련장이 있는 구단들을 찾아다니며 연습경기만 하러 왔다. 그러나 전혀 불안해 하지 않는다. 짜투리 시간을 이용한 훈련만으로도 충분하다 여기기 때문이다. 실전 감각을 익히는 것에만 중점을 두고 있다.

경기 결과는 매우 흥미롭게 나왔다. 13-12로 넥센의 승리. 넥센은 21개의 안타를 쳤고 삼성은 하나 더 쳤다. 양팀 모두 타자들의 컨디션이 최상이었다. 양 팀 감독들도 타자들에 대해선 전혀 불만을 갖지 않았다. 완전히 다른 방식을 택해서 가고 있지만 서로 원하는 바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삼성과 넥센 뿐 아니다. 한화나 kt도 많은 훈련을 하는 팀이고 SK는 넥센에 가깝다. NC나 LG 등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어느 팀이 정답이라는 건 없다. 순위가 갈릴 뿐 옳고 그름을 따질 순 없다. 정답이 없는 야구의 매력, 2015시즌은 그 차이가 더욱 극명해서 더 극적이 될 것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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