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과 글로벌파운드리의 M&A이 성사될 경우 파운드리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란 관측이 있는 반면, 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통해 얻을 것이 별로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인텔이 반도체 생산 확대를 위해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인수시 300억달러(약34조2600억원) 규모의 거래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1분기 기준 파운드리 점유율은 대만 TSMC가 55%로 압도적인 1위이며 한국 삼성전자(005930)가 17%로 2위를 지키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 무바달라 인베스트먼트가 대주주인 글로벌파운드리와 대만 UMC가 각각 7%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하면 단숨에 TSMC, 삼성전자에 이은 3위에 오르게 된다.
지난 3월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가 파운드리 시장에 재진출하겠다고 선언하고 200억달러(22조66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2개의 신규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공개한 점을 고려하면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강화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하더라도 TSMC나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큰 3위에 그친다. 단기간 내 두 회사를 위협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당장 시너지도 기대하기 어렵다. 현재 TSMC와 삼성전자가 5나노, 3나노 선단공정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에 비해 글로벌파운드리는 12∼14나노급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나노 이하 공정은 지난 2018년 일찌감치 포기를 선언했다. 인텔도 7나노 제품을 자체 생산하지 못해 TSMC와 삼성전자에 맡겨야 하는 실정이다.
물론 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도 있다. 인텔은 재진출한 파운드리 시장에서 부족한 영업 역량을 글로벌파운드리를 통해 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파운드리는 150여개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트 브라이슨 웨드부시 증권 애널리스트는 “인텔의 걱정거리 가운데 하나는 파운드리 사업을 잘 모른다는 점”이라며 “글로벌파운드리는 인텔에 폭넓고 성숙한 능력을 더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런 장점을 고려하더라도 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에 300억달러를 투입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아직까지 인텔의 글로벌파운드리 인수 추진 여부는 양사로부터 공식 확인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