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배터리 소송 판결에 ‘등 터진’ 美전기차 시장

美조지아주지사, 바이든에 “ITC 판결 철회” 요청
“현지 일자리·제조업 투자 위험에 빠뜨릴 것”
폭스바겐은 ITC에 “수입금지 유예기간 연장” 요구
배터리 부족 상황 속 美전기차 산업 불확실성 증폭
  • 등록 2021-02-14 오전 10:36:47

    수정 2021-02-14 오후 9:26:43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096770)간 배터리(이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소송이 결국 SK이노베이션의 패소로 끝난 가운데, 이와 관련한 미국 전기차 시장의 불안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 미국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선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이 가능해야 하지만, 주요 배터리 업체인 양사의 갈등으로 유·무형적인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돼서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은 물론, SK이노베이션 공장이 있는 미국 조지아주 주지사까지 ‘합의’ 또는 ‘판결 철회’ 목소리를 내는 등 양사간 소송전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1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주지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에 대한 국제무역위원회(ITC)의 분쟁 판정 결과를 철회해달라고 요구했다. 켐프 주지사는 “ITC의 최근 결정은 코로나19 확산 기간 SK의 2600개 청정에너지 일자리와 혁신 제조업에 대한 상당한 투자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지적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촉구했다.

앞서 ITC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양사간 진행되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소송에서 SK이노베이션의 최종 판결 패소를 내린 바 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셀·모듈·팩 관련 부품·소재의 미국내 수입금지 10년을 명령 받았다. SK이노베이션이 조지아주 잭슨 카운티에 26억 달러(한화 약 2조8700억원) 규모의 배터리 공장 투자에 나서고 있는만큼 미국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수밖에 없다. 켐프 주지사가 성명을 내면서까지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적극 요구하고 있는 이유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도 지난 12일(현지시간) ITC의 판결에 대해 조정을 요청했다. 폭스바겐은 성명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간 배터리 소송에서 (우리는) ‘의도하지 않은 피해자’가 됐다”며 “미국 정부에 SK이노베이션의 미국내 수입금지 유예기간을 최소 4년으로 연장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SK이노베이션 공장에선 포드, 폭스바겐에 공급할 배터리를 생산한다. 앞서 ITC는 SK이노베이션과 계약한 완성차 업체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포드엔 4년, 폭스바겐엔 2년간의 수입금지 조치 유예기간을 허용한 바 있다. 하지만 조지아주 공장의 시운전과 건설기간 등을 포함하면 실제 SK이노베이션이 유예기간내 포드, 폭스바겐에 배터리를 납품할 수 있는 기간은 각각 2년, 1년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드 역시 양사간 자발적 합의를 촉구했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배터리) 공급업체인 양사의 합의는 궁극적으로 미국 (전기차) 업체와 노동자들에게 최선의 이익”이라고 언급했다. 포드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양사로부터 모두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는 고객사다.

ITC가 완성차 업체들을 위해 SK이노베이션의 수입금지 유예기간을 뒀다고는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전기차 시장은 배터리·완성차 업체가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협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2년, 4년 정도의 수입금지 조치 유예 등 단기적 허용은 완성차 업체들로서도 불확실성이 클 수밖에 없다. 완성차 업계는 최근 전기차 라인업 강화를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며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이에 활용되는 배터리 공급량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포드, 폭스바겐 같은 완성차 업체들이 이번 ITC 판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공급 제한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액셀’을 밟을 것으로 전망되는 미국 전기차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상당할 수 있다”며 “현재도 배터리 공급이 수요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인데, 전기차 시장을 키우려는 미국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고심이 점차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짓는 제1 배터리 공장 현장. (사진=SK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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