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성배가 데뷔 9년만에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팀에 승리를 선물했다.
두산은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경기에서 7-2 승리를 거뒀다. 이날 히어로는 단연 선발 김성배였다.
6이닝 동안 4피안타(1홈런), 2볼넷, 1실점. 2003년 데뷔 이후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시즌 첫 승을 따냈다. 데뷔 후 한 경기 최다 이닝(5.1이닝)을 넘겼고 93개였던 자신의 최다 투구수 기록도 95개로 깼다.
위기때마다 직구보다는 슬라이더와 포크볼, 싱커의 위력으로 넥센 타선을 잠재웠다.
두산 타선도 그의 승리를 뒷받침했다.
1-0으로 뒤지고 있던 두산은 1회말 무사 만루에서 김동주의 병살타로 이종욱이 홈인에 성공했고, 이어 최준석이 2사 3루서 좌중간 2루타를 터트리며 2-1로 역전했다.
5회말에는 1사 2,3루서 김동주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최준석의 내야안타로 2점을 더 달아났다. 김동주는 7회말 무사 1,3루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쓰리런을 터트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김성배는 2005년 중간계투로 8승 3패 8홀드, 방어율 3.17을 기록하며 팀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기여했다. 하지만 이후 팔꿈치 부상과 군입대 등으로 이렇다할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김경문 감독은 김성배를 5선발로 내정했다. "우리 팀의 히든카드다"던 김 감독의 말은 근거 없는 얘기가 아니었다. 달라진 김성배의 모습은 누구보다 열심히 스프링캠프에 임한 훈련과 흘린 땀의 결과였다.
경기가 끝난 후 김성배는 "어머니와 가족들이 야구장을 찾으셨다. 어머니가 지병으로 몸이 안 좋으신데 효자가 된 것 같다. 초반 홈런을 맞고 불효자가 되나 싶었는데 홈런 맞고 이후에 정신을 바짝 차렸다. 커브나 슬라이더가 타자들에게 읽히는 것 같아서 체인지업, 포크볼로 승부했던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어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인지 몰랐다. 그냥 정신없이 던졌다. 감독님과 코치님이 나이 많은 나에게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부담은 조금 된다. 앞으로 많은 이닝을 하기 보다는 한 타자 한 타자 집중해서 던지고 싶다. 휴대폰에 10승, 3점대 초반 방어율, 150이닝이 목표라고 써놨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