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칼럼] 전기차 화재, 근본 차단하는 확실한 대책 필요

  • 등록 2021-09-04 오후 6:43:40

    수정 2021-09-04 오후 6:43:40

김필수 교수 (사진=이데일리 DB)


[이데일리 칼럼리스트=김필수 자동차연구 소장, 대림대 교수] 내연기관차를 대체하는 전기차의 등장은 필연적이다. 이미 전 세계에서 이산화탄소 등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상 이변이 속출하고 있고 모두가 나서 ‘2050 탄소제로 정책’을 표명하고 있다. 이러한 대상 중 자동차는 가장 핵심적인 대상이라 할 수 있다. 무공해차의 등장은 당연한 것이고 수소전기차와 더불어 쌍두 마차의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전기에너지의 간접적인 오염원이나 실제로 기대보다 친환경 효과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등 다양성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현실적으로 가장 근접된 친환경 교통수단은 바로 전기차라 할 수 있다.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전기차의 보급이 늘고 있는 상황이고, 올해 판매는 더욱 증가해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가 예상보다 많은 500만대까지 판매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현대차그룹 등의 전기차 전용플랫폼을 이용한 가성비 높은 여러 전기차종의 투입 등 더욱 인기도는 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전기차 누적대수는 작년 말 10만여대였으나 올해는 20만대를 넘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향후 가속도가 붙으면서 2025년이면 글로벌 시장 연간 1000만대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상대적으로 어두운 부분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전기차 급발진 사고도 늘고 있고 전기차 화재, 침수지역 감전 위험, 비오는 날 충전으로 인한 감전사고 등도 예상할 수 있다. 이 중 가장 걱정이 되는 부분은 바로 전기차 화재라 할 수 있다.

매년 내연기관차 화재는 국내에서 약 5000건 내외가 발생한다.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가 약 2500만대 정도라 하면 내연기관차 화재는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약 0.02% 정도다. 하루에 약 12~13건의 화재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 정도로 간주하면 전기차 화재는 어떻게 될까? 물론 누적대수가 늘수록 전기차 화재도 늘 것이다. 문제는 전기차를 이루는 핵심 부품인 배터리 화재다.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의 약 40%를 차지하는 고부가가치 부품으로 배터리의 가격 하락과 안전성이 전기차 자체를 결정지을 정도다. 그 만큼 전기차 배터리는 핵심이기에 향후 배터리의 발전 방향에 전기차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터리의 미래 중 가장 어두운 부분이 바로 배터리 안정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가장 진보된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다. 타 배터리 대비 에너지밀도가 가장 높고 부피와 무게도 가장 적으며, 상당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는 어두운 부분이다. 이미 발생한 여러 전기차 화재는 배터리의 열폭주 현상으로 전소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만큼 열폭주 현상은 한번 불씨가 붙으면 어떠한 소화제를 가해도 꺼지지 않을 만큼 강력하다. 즉 리튬이온 배터리에 압력이나 충격이 크게 가해지면 화재의 가능성이 높아진다고도 할 수 있다. 전기차의 근본적인 안전성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작년 발생했던 현대차 코나 전기차나 최근의 GM의 볼트 전기차 화재로 인한 대량 리콜이 유사 사례다.

미국에서는 최근 테슬라 전기차에 화재가 발생해 이를 진화하는데 약 8시간 동안 7명의 소방대원이 약 11만리터의 물을 소진했다고 언급할 정도이다. 이 물의 양은 미국 가정에서 약 2년간 사용하는 물의 양이다. 상대적으로 앞서 언급한 내연기관차의 경우 진화시간은 약 50분~1시간 정도로 사용되는 물의 양은 약 1000~1100리터 정도이다. 즉 내연기관차 소화보다 전기차 소화에 100배 이상의 물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할 경우 소모되는 자원이나 인적 구성은 심각도를 넘어 가히 공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인적 손실도 많이 발생하여 사회적 후유증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재작년 애플사가 미래 모빌리티 수단으로 오는 2024년에 미래 애플카를 만들겠다고 선언해 세계적 관심사가 되었다. 이 발표에서 자율주행 전기차를 만들면서 탑재되는 배터리로 에너지 밀도는 떨어지나 화재 등 열에 상대적으로 강한 리튬인산철을 사용하겠다고 언급했다. 애플은 아예 열에 강한 리튬 인산철을 사용하고 떨어지는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해 모노셀 형태로 자신이 배터리 설계를 하겠다고 선언하였다. 물론 미중간의 경제 갈등으로 중국산 리튬인산철 배터리 사용은 물을 건너가면서 리튬이온 배터리로 다시 돌아온 듯하다. 앞으로 모두가 전기차 화재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더욱 근본적인 문제점에 봉착할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앞으로 미래의 배터리라고 하는 전고체 배터리가 나오기에는 많은 시간이 요구된다. 결국 리튬이온 배터리를 얼마나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가가 관건이다. 물론 하이니켈 배터리 개발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으나 배터리사와 전기차 제작사는 고민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여러 문제 중 전기차 화재가 가장 골치 아프고 해결과제 중 가장 큰 난제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배터리 셀 내부 등에 최근 연구되고 있는 마이크로 캡슐을 이용한 근본적인 소화방법 등은 물론 다양한 화재 예방책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 최근 이를 활용한 국내 원천기술 확보에 성공한 스타트업이 있는 만큼 다양한 연구로 근본적인 해결책이 등장하기를 바란다.

소방청의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의 구난·구조방법 등에 대한 국내 소방 매뉴얼을 감수한 필자로서는 앞으로 이 과제 해결이 전기차 보급에 있어서 중대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근본적인 화재 예방책 마련은 물론 안전한 소화로 누구나 안심하고 활용할 수 있는 전기차 보급에 더욱 힘을 쏟을 때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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