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에서 투자전문가 된 대학생…계기는 참치캔?

모건 사이먼,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임팩트 투자사 '캔디드 그룹' 공동 창업자·의장
"임팩트 투자란 돈과 가치관을 연계하는 시도"
  • 등록 2021-02-13 오전 11:30:00

    수정 2021-02-13 오전 11:30:00

[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2003년의 시에라리온. 국제기구 지원을 받아 이곳을 찾은 대학생 모건 사이먼(Morgan Simon)은 노점상에서 현지의 한끼 밥값의 5배나 되는 참치캔을 산다. 일본 정부의 기증으로 시에라리온에 도착한 이 참치캔은, 분명 비매품으로 이곳 주민들에게 전달돼야 했지만 선한 의도와는 달리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봉사활동을 통한 ‘부의 재분배’를 기대했던 모건 사이먼은 이 사건을 계기로 자선의 한계를 느낀다. 이후 연기금의 적극적인 주주제안 등에 참여하면서 임팩트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모건 사이먼은 현재 임팩트 투자사 ‘캔디드 그룹’의 의장을 맡고 있다.

(사진=알에이치코리아 출판사)
모건 사이먼의 책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에 따르면 임팩트 투자란 “돈과 가치관을 연계하는 시도”다.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하지 않아 ‘착취’라는 비판을 들었던 기존의 투자와는 물론이고, 단순히 ‘선한 의도’와 ‘잉여 자본’에 기대는 자선사업과도 다르다. 그는 “자선사업의 연간 예산인 460억달러의 쓰임을 궁리하기보다 세계 경제에서 매일 순환하는 196조달러를 사회 정의를 위해 활용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임팩트 투자는 국내에서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같은 비(非)재무적 요소를 고려하는 투자나 사회책임투자(SRI)의 개념과 함께 주목받고 있다. 국내 자본시장의 큰 손으로 불리는 국민연금 같은 기관투자자는 물론이고 기업들도 ESG 채권 발행 등에 나서고 있다.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논란도 거세다. 연기금이 술·담배·도박 관련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면 안 된다는 식의 소극적인 형태의 임팩트 투자를 두고서도, 일각에서는 수익률에 도움이 된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책임투자 원칙을 비판하기도 한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모건 사이먼은 뉴욕공무원연금 수탁 기관에서 일했던 관계자의 입을 빌려 “포트폴리오 기업이 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환경적 비용을 스스로 해결하지 않고 외부화한다면, 이 기업이 외부화한 비용만큼을 포트폴리오에 있는 다른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악순환이 계속될 뿐”이라고 설명한다. 지속가능성을 고려할 때 임팩트 투자는 불가피하고도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것이다.

지난 2019년 기준으로 세계 임팩트 투자 규모는 약 8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국내 번역에 참여한 신지윤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임팩트투자는 투자대상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하는 가장 적극적인 방식의 사회책임투자”라며 “ESG 투자에 대한 인식이 최근 많이 확산됐는데 실제 투자로 이어지기 위해선 평가기준 확립 등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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