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과 결별’에 처음 본 女 폭행…“목 조르고 무차별 발길질”

  • 등록 2021-06-17 오전 8:27:10

    수정 2021-06-17 오전 8:27:10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한밤중 길거리에서 처음 본 여성을 지하 주차장으로 끌고 가 무차별 폭행한 20대 남성이 구속됐다. 남성은 폭행 이유에 대해 “여자친구와 헤어져서”라고 진술했다.

20대 여성 B씨는 묻지마 폭행 피해로 눈과 얼굴, 목 등을 심하게 다쳤다. (사진=JTBC ‘뉴스룸’ 방송화면 캡처)
서울 강북경찰서는 상해 혐의를 받는 A(29)씨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이 지난 16일 법원에서 발부됐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3일 오전 0시30분께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서 20대 여성 B씨를 건물 지하 주차장으로 끌고 간 뒤 욕설을 퍼부으며 주먹을 휘두르고, 발로 찬 혐의를 받는다. B씨가 주차장 밖으로 기어 도망쳤지만, A씨는 끝까지 쫓아와 주먹으로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JTBC ‘뉴스룸’에서 공개된 당시 폐쇄회로(CC) TV에는 A씨가 B씨를 뒤따라가다가 갑자기 목을 조르며 으슥한 곳으로 끌고 가는 장면이 담겼다. 가까스로 빠져나온 B씨는 차도를 가로지르며 도망쳤지만, A씨는 끝까지 뒤쫓아갔다. 큰길을 지나던 시민들이 달려들어 제지한 뒤에야 폭행은 멈췄다.

B씨는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에 가던 길에 폭행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B씨는 얼굴과 눈, 목 등을 심하게 다쳐 치료를 받고 있다. 또한 정신적 충격으로 병원 방문을 제외하고 외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를 뒤쫓던 A씨가 목을 낚아채 끌고 가는 CCTV 영상. (사진=JTBC ‘뉴스룸’ 방송화면 캡처)
B씨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A씨가) 외진 곳으로 끌고 들어가려고 해서 (안 가려고) 아스팔트를 잡고 버티느라 손톱도 다 갈리고 여기저기 쓸렸다. 뜻대로 안 끌려가니까 또 내려치기 시작했다”며 끔찍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B씨는 “(A씨가 폭행 후) 도망가는데 되게 유유히 걸어가더라. 술 냄새도 하나도 안 났고, 걸어가는 걸 보니까 진짜 맨정신 같았다”고 설명했다.

B씨 어머니는 “(딸이) 저기서 나오려고, 살려고 얼마나 발버둥을 쳤겠나. 너무 가슴이 아프고 피 토하고 싶은 심정이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경찰은 CCTV를 토대로 추적해 지난 14일 폭행 현장 인근에서 A씨를 체포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여자친구와 헤어져 화가 나 있었다”며 “화풀이할 대상을 찾고 있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구속된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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