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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얘기가 달라졌다. 20일 현재 4위 두산에 고작 반 경기차 뒤진 5위. 두산은 물론 롯데와 KIA 등 경쟁팀들이 켜켜이 쌓여 있긴 하지만 5할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9)을 기록하고도 4위를 노려볼 수 있는 찬스는 언제 또 올지 알 수 없다. 일단 눈 앞의 기회를 잡아야 내일도 기약할 수 있는 것이 야구다.
LG 눈 앞에 4강이라는 떡이 떨어진 건 최근의 일이 아니다. 8월 이후 승부서는 여러차례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LG는 크게 튀어 나가지는 못했다. 현상 유지에서 조금 못 미치는, 그래서 늘 한 뼘 정도 모자른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양상문 LG 감독은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그 시기가 언제인지, 또 그 판단이 옳을 것인지에 대해선 아직 아무도 알지 못한다.
분명한 것은 한 가지 있다. LG가 4위 자리를 틀어쥔 채 놓지 않기 위해선 지난해와 같은 기적의 레이스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LG가 지난해와 같은 마법같은 상승세를 타기 위해선 어떤 것이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할까. 여러 단어들이 머릿속을 지나가지만 그 중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한 가지 있다. 하위 타선의 분발이 그것이다.
지난해 LG가 홈런 없이도 잘 할 수 있었던 배경엔 하위 타선의 분발이 있었다. 상위 타선에 못지 않은 집중력을 보이며 득점 루트 다양화에 큰 힘을 보탰다. 올 시즌 LG 타선의 가장 큰 변화, 혹은 약점이 하위타선에서 나오고 있는 이유다. <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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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잘 나가기 위해 하위 타선의 분발이 필요한 것은 비단 득점력 만의 문제가 아니다. 팀이 좋은 밸런스 속에서 바람을 탈 수 있느냐 없느냐가 갈리는 중요한 핵심 포인트다.
지난해엔 김용의 문선재 등의 활약에 손주인까지 업그레이드 되며 팀 타선의 밸런스가 기가 막히게 맞아 돌아갔다. 그러나 올 시즌은 이 부분에서 큰 구멍이 생겼다. 손주인 정도만 버텨주고 있을 뿐, 아직 다른 힘을 더하지 못하는 중이다. LG가 좋은 기회를 눈 앞에 두고도 치고 나가지 못했던 진짜 이유다.
LG는 지난해에도 이미 팀 평균 자책점 1위를 했던 팀이다. 잘 안배해서 쓰기만 하면 여전히 안정감 있는 마운드 운영이 가능하다.
키는 타자들이 쥐고 있다. 장타력 부재를 메울 수 있는 유기적인 흐름이 절실하다. 하위 타선을 쉽게 상대의 아웃카운트로 내줘선 안되는 것이 이 때문이다. 6번에 주로 배치되는 새 외국인 선수 스나이더가 연결 고리 역할만 잘 해줘도 한결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감독과 함께 타격 코치까지 바꾸며 지난해 기운을 이어가보려 했던 LG다. 목표를 코 앞에 둔 시점에서 다시 지난해의 위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