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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탁·채의 상속과 세금]등기 원인이 매매인 부동산도 특별수익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 등록 2020-04-18 오후 12:39:44

    수정 2020-04-18 오후 12:39:44

[김·탁·채의 상속과 세금]은 법무법인 태승 e상속연구센터 김예니 변호사, 김(탁)민정 변호사, 채애리 변호사가 연재하는 상속 관련 소송부터 세금, 등기까지 상속 문제 전반에 관한 칼럼으로, 상속 이야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알기 쉽게 그려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법무법인 태승 김예니 변호사] 이상속 씨의 아버지는 2020년 4월 17일에 세상을 떠나고, 상속재산으로 시가 6억원짜리 아파트를 남겼다. 이상속 씨에게 남은 가족으로는 형이 하나 있다.

아버지는 형에게 30년도 더 전인 1988년에 부동산을 증여했고, 이상속 씨가 알기로 이 부동산의 현재 시가는 10억원에 달한다. 그런데 이상속 씨 형은 부동산을 증여 받은 사실이 없다며, 법정상속분과 다르게 협의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한다. 형이 이와 같이 주장하는 것은 아버지가 형에게 부동산을 증여할 때 형의 이름으로 부동산을 매수, 부동산등기부등본 상에는 형이 이 부동산을 매매를 원인으로 취득한 것으로 돼있기 때문이다.

이상속 씨는 형이 계속 부동산을 증여받은 사실을 부인하자, 어쩔 수 없이 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청구했다. 이상속 씨 형은 법정에서도 이 부동산은 ‘증여’가 아닌 ‘매매’로 취득한 것이기에 특별수익이 되지 않고, 등기 원인이 매매로 돼있는 이상 매매가 아니라는 점은 이상속 씨가 입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특별수익에 대한 입증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지난 3회차 칼럼에서 다뤘듯이 상속분의 선급이라고 볼 수 있는 생전 증여를 받은 공동상속인, 즉 특별수익이 있는 공동상속인은 구체적 상속분에 특별수익이 미치지 못하는 범위 내에서만 상속을 받을 권리가 있다.

원칙대로라면, 이상속 씨의 형은 남은 상속재산과 자신이 이미 받은 부동산의 가액을 더한 금액을 반으로 나눈 구체적 상속분보다, 자신이 받은 부동산의 가액이 더 적어야만 상속을 받을 수 있다.

아버지가 형에게 부동산을 증여할 때에 아버지가 자신의 명의로 부동산을 취득한 뒤, 이를 증여했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나, 보통 세금 문제 등 다양한 사정으로 자녀 앞으로 부동산 등을 직접 취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위 사건에서도 아버지가 형에게 증여한 부동산이 ‘증여’된 것이 아니라, 이상속 씨의 형이 제3자로부터‘매매’한 것처럼 돼있어 문제가 되는데, 안타깝게도 이것이 매매가 아닌 증여이며, 결국 특별수익이 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상속 씨가 입증해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이 원칙이다.

이러한 증여가 비교적 최근에 이뤄져 아버지 계좌에서 부동산 매매대금이 빠져나간 것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특별수익의 입증이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증여가 1990년대 이전 등 오래 전에 이뤄진 경우다. 당시 자료 등을 찾는 것이 사실상 어려워 증여 사실에 대한 입증이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많은 상속사건에서 이러한 사실을 정확히 입증하기가 곤란한 경우가 많다.

원칙적으로 법원은 증거를 바탕으로 판단을 하지만, 상속사건의 경우 명백한 증거가 없다고 해 이를 특별수익으로 인정하지 않으면 공동상속인 간의 공평을 해치는 결과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럴 때 법원은 어떠한 판단을 내릴까?

◇ 명확한 증거가 없이도 특별수익임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결국, 이는 직접적인 증여 증거가 없는 경우 판단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될 것이다. 다행히 법원은 상속사건에서 이러한 판단을 할 때, 상속사건의 특수성을 고려해 직접 증거 외에도 여러 가지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래전 일이라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고 해서 아버지에게 증여받은 것이 분명해 보이는데도 이를 특별수익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형평을 크게 해치게 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 사건에서도 만약 형이 부동산을 매매를 원인으로 취득했다고 주장하는 시점에 형이 미성년자였던 경우라면, 법원은 아버지가 형의 부동산 매매대금 등을 지급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더라도, 법원은 이를 형의 특별수익으로 인정할 가능성이 크다. 미성년자가 부동산을 살 만한 돈을 스스로 마련하고 매매계약을 체결한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성년이 된 후라도, 이상속 씨 형이 대학에 다니던 20대 초·중반에 부동산을 취득한 것이라면, 이러한 경우에도 부동산을 매수할 경제적 능력이 있었을 것이라고 보기 어려울 것이므로, 이상속 씨 형이 스스로 그만한 돈을 벌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특별수익이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만 몇 살까지는 등기 원인이 매매라도 사실상 증여로 봐 특별수익으로 쉽게 인정된다고 명확히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이상속 씨의 형이 소득 활동을 해 경제적 기반을 어느 정도 갖춘 이후에는 아버지가 형 명의 부동산 매수 대금을 지원해 줬다는 증거 등을 찾아 입증하지 않으면, 이러한 증여가 특별수익으로 인정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다.

우리 사례에서는, 아버지가 형이 20세 대학 신입생이던 1988년에 대략 3000만원을 주고 형 명의로 부동산을 취득해줬고, 이상속 씨는 이에 대해 아버지에게 들어 잘 알고 있었으나, 너무 오래전 일이라 아버지가 이 부동산을 형에게 매수해 줬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찾아 제출하지는 못했다. 다만 이상속 씨는 형이 당시 대학 신입생으로 돈을 벌지 않았고 입학한 뒤 얼마 후 군에 입대해, 자력으로 부동산을 살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경우 법원은 형이 부동산을 취득할 만한 경제적인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해, 결국 이를 형의 특별수익으로 인정할 가능성이 크다.

◇ 이상속 씨는 남은 상속재산을 다 받을 수 있을까

법원이 이상속 씨 형이 받은 부동산을 형의 특별수익으로 인정한다면, 법원은 상속재산분할을 할 때 이 부동산을 취득금액이 아닌 상속개시시 가액인 10억원으로 계산해 구체적 상속분 등을 계산한다.(3회차 칼럼 참고) 구체적 상속분은 남아 있는 상속재산에 특별수익을 합산한 뒤 법정 상속지분을 곱한 법정상속분액에서 각자 특별수익액을 뺀 금액이다.

이상속 씨 사건에서 법정상속분액은 상속재산인 아파트 가액 6억원에 특별수익 부동산 가액인 10억원을 합산한 금액인 16억원을 반으로 나눈 8억원이다. 여기서 이상속 씨 형에게는 10억원의 특별수익이 있으므로, 이를 공제하면 형의 구체적 상속분은 마이너스 2억원이 되고, 결국 형은 더 이상 상속받을 것이 없어 최종 상속분액은 0원이 된다.

한편 이상속 씨는 특별수익이 없으므로, 이상속 씨가 남은 상속재산인 아파트를 전부 받아가게 될 것이다.

◇ 등기 원인이 매매라도 증여로 인정 받는 것은 가능해

부동산등기부등본 상의 등기 원인이 증여가 아닌 매매로 돼있고, 이에 대해 명백한 증여의 증거가 없다고 해도 상대방이 당시 자력으로 매매를 할 수 없는 사정이 있다면, 인정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그렇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위에서 이야기한 예외적인 경우이고, 특히 금전 특별수익의 경우에는 ‘아버지에게 형이 얼마를 받았다고 들었다’라거나 ‘형이 얼마 받았는지 가족들이 다 알고 있다’라는 주장만으로는, 특별수익으로 인정되기 어렵다. 이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계좌 거래 명세 등의 직접 적인 증거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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