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부업)②이자제한법 논쟁..중대 기로

그레이존 금리 반환 소송 타격
매년 3000억엔 소비자에 반환
한국에도 영향 미칠 듯
  • 등록 2006-09-07 오후 12:29:08

    수정 2006-09-07 오후 12:29:08

[이데일리 조진형기자] 일본 대부업계는 전환기를 맞고 있다.

금리 상한을 둘러싼 대립이 예사롭지 않아서다. 대부업체들은 소비자에 우호적인 법원의 판결이 잇따라 과거에 높은 금리로 번 돈과 이자 상한과의 차액을 토해내고 있다.

대부업체는 땅을 치고 있다. 법을 어긴 것이 없다는 주장이다. 일본에서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 그레이존 금리

먼저 일본의 이중적인 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금리와 관련해 두 개의 법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출자법(형사규정)이고, 다른 하나는 이자제한법이다.

출자법은 대부업규제를 위한 법으로 지난 54년 대부업의 고금리, 과잉대출, 불법추심 등 피해를 견제하기 위해 제정됐다. 당시 출자법상 상한 금리는 연109.5%로 정해졌는데, 이후 네 차례의 조정을 통해 현재 29.2%까지 내려간 상태다.

반면 이자제한법은 상한 금리를 금액에 따라 연15~20%로 제한하고 있다. 출자법이 대부업을 대상으로 하지만 이자제한법은 전 금융기관에 해당된다. 대부업은 출자법과 이자제한법의 규제를 동시에 받는다는 점에서 법적 충돌이 생긴다. 형사처벌 대상인 출자법보다 낮고 이자제한법보다 높은 '그레이존 금리'(20~29.2%)가 생겨나는 것이다.

▲ (표)일본의 그레이존 변천 과정

일본은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에는 대부업체가 그레이존 금리를 받을 수 있다고 명문화했다. 일정 조건이라고 하면 채무자가 임의로 지불한 경우와 계약 체결시 계약 내용이 그레이존 금리를 기입한 경우를 말한다.

그러나 법원이 금리 반환 청구 소송에서 이같은 일정 조건을 매우 좁혀 판결하면서, 대부업체들은 소비자들에게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연20%를 넘은 이자만큼 돌려주고 있다.

반환금액은 무시 못할 규모다. 마사히로 하시모토 일본소비자금융협회(JCFA) 동경지부 사무총장은 "그레이존 금리 청구반환 소송으로 대부업계는 매년 약 3000억엔을 소비자에 반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 상한금리 인하 논쟁 불꽃

그레이존 금리 반환 소송은 일본에서 대부업체에 대한 불신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한다. 고금리가 신용불량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관념이 법원 판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같은 논란은 상한 금리 인하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최근 일본 정부와 여당은 출자법상 상한 금리를 현재 29.2%에서 20%로 낮춰 그레이존 금리를 없애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부업체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윌프레드 호리에 아에루 사장은 "상한 금리가 내려가면 많은 대부업체들이 도산하게 되고, 가장 큰 피해는 급전 조달이 절실한 서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즈오 이시카와 센슈대학 교수는 "정부도 상한 금리 인하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금리를 경제 논리가 아닌 사회 정책적 견지로 결정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일본의 상한 금리 인하 논쟁은 하루가 다르게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시카와 교수는 "불법 대부업체로 인해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대부업에 신뢰가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본은 그동안 매번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금리 조정을 통해 해결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일본의 상한 금리 논쟁은 그 결과에 따라서, 대부업법 상한 금리를 연66%에서 연40%로 인하하는 법안이 상정된 국내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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