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한파·폭설 뚫고…기자가 직접 음식배달 해봤습니다

9~10일 양일간 쿠팡이츠 배달원 되어보니
6시간 남짓 14건 음식배달하고 15만 1200원 수익
안전영상시청 등 이벤트로 부가수익 5만원까지 챙겨
최근 산재보험 의무화, 배달시간 표시 없애는 등 처우 개선
  • 등록 2021-01-15 오전 8:00:00

    수정 2021-01-15 오전 8:00:00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윙윙’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쳤던 지난 9일 오후 4시 30분, 스마트폰이 요란하게 울려댔다. 쿠팡이츠 배달 파트너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콜(주문)이 들어왔음을 알리는 소리다. 앱 상태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주문 가능)으로 바꾼 지 1분 만이다.

가격 6700원, 메뉴는 치킨이다. 배달 파트너는 ‘거절’과 ‘밀어서 수락’ 둘 중에 선택해야 한다. 첫 배달부터 거절할 이유가 없는 만큼, 콜을 수락했다. 픽업 장소는 지금 있는 곳에서 1km 거리의 프랜차이즈 치킨집이다. 자차(자기 보유 차량)로 5분 만에 도착해서 인근 골목에 주차하고 가게를 방문했다.

“쿠팡이츠 왔습니다”라고 말하자 점원이 익숙한 듯 포장이 완료된 음식을 전달했다. 앱에서 ‘매장 도착’을 누르고, 주문번호를 확인한 이후에 ‘픽업 완료’를 체크했다. 전달해야 할 고객 주소가 나왔다.

마지막 미션이다. 2.8km 떨어진 아파트에 사는 고객의 집에 전달을 완료하고, ‘주문 완료’를 눌렀다. 거리 할증금까지 더해 6900원을 벌었다는 메시지가 떴다. 주문접수부터 완료까지 걸린 시간은 정확히 25분이다.

두 번째 콜은 첫 번째 주문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에서 잡았다. 8500원 수수료에 디저트 주문이다. 인근 커피전문점으로 가서 음식을 전달받아서 다시 고객에게 24분 만에 전달했다. 영하 15도의 날씨에 매서운 바람까지 겹쳐 2건의 배달만으로 손과 발은 금세 차가워졌다. 두 겹으로 입은 양말과 손에 장갑도 큰 효과가 없었다.

몸을 녹힐 시간도 없이 세 번째 콜을 5시 26분경 잡았다. 이번 건부터는 수수료가 1만원을 넘어섰다. 저녁 시간 밥 주문이 몰리면서 피크타임 적용 등을 받으면서 단가가 올라간 것이다.

이날 총 6번의 배달을 통해 △6900원 △8500원 △1만 200원 △1만 5300원 △1만5200원 △1만 6800원으로 총 7만 2900원의 수익을 달성했다. 첫 배달부터 마지막 배달이 끝날 때까지 2시간 44분이 소요됐다.

콜이 적어서 대기를 오래해야 한다는 도보나 자전거 배달과 같은 걱정도 없었다. 2~6km 주문이 많은 배달 특성상 자동차는 콜이 수없이 쏟아졌다.

쿠팡이츠 주문이 오고있는 사진(왼쪽). 쿠팡이츠 쿠리어로 활동한 9일 수입현황(사진=쿠팡, 윤정훈 기자)
“쿠팡이츠 쏠쏠하네”…시간당 임금 2만원

지난 9일과 10일 이틀간 6시간 30분을 일했고, 총 14건을 배달했다. 움직인 거리는 120km. 수익은 15만 1200원이다. 유류비는 약 2만 4000원(연비 7km/ℓ, 가솔린 1400원 기준)이 소요됐다. 시간당 임금은 약 2만원이다. 최저임금 8720원을 훨씬 웃돈다. 많은 사람이 부업으로 배달에 뛰어드는 이유다.

쿠팡이츠, 배달의민족 등 단기 배달의 최고 장점은 자유로운 시간 설정이다. 퇴근 후나 주말 등 자신의 일정에 맞춰 남는 시간에 용돈을 벌기에 안성맞춤이다.

지역에 따른 단가 차이는 있다. 기자는 서울 성동구, 중구 등에서 피크타임을 활용했기 때문에 건당 1만원이 넘는 높은 배달비를 받을 수 있었다. 부산, 대전, 대구 등 지방에는 쿠팡이츠 가맹점이 적고, 주문이 아직 덜 활성화돼 가격이 이보다 낮다.

쿠팡이츠가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점도 부업을 하는 사람에게는 희소식이다. 쿠팡이츠는 피크타임 배달 시 일 2000원~1만원을 지급하는 다양한 마케팅을 수시로 펼치고 있다.

실제 기자도 안전영상 시청(2만원)과 최초 배달 10건(3만원) 등 이벤트를 통해 부가수익 5만원을 거뒀다.

쿠팡이츠로 주문받은 음식이 고객 집 앞에 놓여있다(사진=윤정훈 기자)
앱 업그레이드, 산재보험 가입 등 배달기사 처우 개선

2019년 5월 서비스를 시작한 쿠팡이츠는 시행착오 과정을 거치고 있다. 산재보험 가입 서비스, 파트너 앱에 표시되던 도착 예정시간 삭제 등이다.

작년 상반기만 하더라도 배달 파트너는 음식을 픽업하면 예정시간이 표시됐다. 하지만 지금은 배달 거리만 표기되고, 예정시간을 삭제했다. 배달 파트너가 예정시간을 지키기 위해서 무리하게 운전을 하게 되고,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 고친 것이다.

산재보험도 지난해 10월부터 가입하기로 결정됐다. 이에 매월 118시간 이상 또는 124만 2100원 이상의 수수료가 발생하는 파트너에 한해 산재보험을 의무가입토록 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파트너가 총 수수료(세전)의 0.965%를 부담하고, 나머지 0.965%는 쿠팡이츠가 부담한다.

연락이 잘 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쇄도했던 파트너 지원 콜센터도 달라졌다. 이날 실수로 주문 받은 음식을 전달하기 전에 ‘주문 완료’를 누른 기자가 고객센터에 문의하자 주말 늦은 시간임에도 원활하게 통화가 됐다.

배달 파트너의 허들도 업계에서 가장 낮다. 신분증 등 서류 요구 없이, 모바일을 통해서 1시간 안에 가입할 수 있다. 가입 후에는 곧장 배달을 시작할 수 있다. 또 100% 사전 결제 시스템이라 배달 파트너는 배송만 신경 쓰면 된다.

업계 관계자는 “퇴근을 하면서 앱을 켜고 집 근처로 배달을 가거나, 점심시간에 운동 삼아 배달 일을 하는 분들이 늘고 있다”며 “코로나로 배달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파트타임 배달업무가 대표적인 긱 이노코미(임시직 선호 경제)로 자리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쿠팡이츠 배달원이 전통시장에서 배달할 물건을 수령하고 있다.(사진=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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