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강훈련이 계속되고 있지만 오히려 그런 분위기를 즐기는 듯한 모습이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실력을 겨룬다는 설레임도 역력했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 대표팀은 2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삼정호텔에서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고 오는 8월 31일부터 중국에서 열리는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을 앞둔 각오를 전했다.
한국 농구의 이번 대회 현실적인 목표는 ‘1승’이다. FIBA 세계 랭킹 32위인 한국은 농구월드컵(전신 세계선수권대회 포함)에서 사반세기 동안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본선 승리를 따낸 것이 1994년 캐나다 대회 13∼14위전에서 이집트를 76-69로 이긴 것이다. 이후 1998년 그리스 대회와 2014년 스페인 대회에 출전했지만 5전 전패로 물러났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아르헨티나(5위), 러시아(10위), 나이지리아(33위)와 함께 B조에 편성됐다. 객관적인 전력상 아르헨티나와 러시아를 이기는 것은 쉽지 않다. 한국이 그나마 1승을 기대해볼 수 있는 상대는 나이지리아다. 나이지리아는 FIBA 랭킹 33위로 32위인 한국보다 한 계단 밑이다.
하지만 선수들은 자신감이 넘쳤다. 어차피 열세인 만큼 부담을 털고 편안하게 맞서 싸운다는 각오다.
대표팀 주장을 맡은 이정현(KCC)은 “선수들이 단합해서 한국 농구가 어떤 농구인지 세계에 보여주도록 노력하겠다”며 “현실적으로 1승이 목표지만 좋은 경기력으로 응원에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표팀 골밑을 책임지는 라건아(현대모비스)는 “좋은 팀 동료들과 함께 하기 때문에 자신있다”며 “동료들이 1승이 목표라고 하는데 나는 상대하는 팀들을 다 이기고 싶다”고 큰소리쳤다.
프로농구 최고 몸값 선수로 우뚝 선 센터 김종규(DB)는 “골밑 수비와 리바운드, 몸싸움을 더 신경써야 한다”며 “팀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14년에 이어 두 번째 농구월드컵에 나서는 이대성(현대모비스)은 “2014년 월드컵에 나간 경험이 너무 크다”며 “그때 경험을 잘 살려 주눅들지 않고 자신있게 경기를 펼치겠다”고 장담했다.
대표팀에서 궂은 일을 책임지는 이승현(오리온)은 “감독님이 3점슛을 적극적으로 쏘라고 해 슛연습을 더 많이 하고 있다”며 “팀에서 내 역할은 디펜스인만큼 그 부분에 더 신경쓸 생각이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농구월드컵에 앞서 8월 24일부터 27일까지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리는 현대모비스 초청 4개국 국제대회를 통해 모의고사를 치르게 된다.
한국은 이번 농구월드컵에서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르면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권도 확보할 수 있다. 그런만큼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하더라도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