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5명 에워싸 집단구타…"엄마" 부르며 숨졌다

美 경찰, 무차별 구타로 숨진 흑인 운전자
멤피스 등 주요 도시서 '경찰 과잉진압' 항의 시위
바이든 "영상 보고 격분, 깊은 고통 느꼈다" 애도
  • 등록 2023-01-28 오후 8:34:01

    수정 2023-01-28 오후 8:34:01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교통 단속을 하던 경찰관들이 흑인 운전자를 집단 구타해 숨지게 한 상황이 고스란히 공개돼 미국 사회가 들끓고 있다. 이와 관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체포 과정의 철저한 진상 조사를 지시한 가운데, 미국 전역에서 대규모 규탄 시위로 번질 조짐도 보이고 있다.

바닥에 쓰러진 니컬스에 한 경찰이 ‘페퍼 스프레이’ 뿌리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27일(현지시각) AP통신, CNN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경찰은 지난 7일 흑인 청년 타이어 니컬스(29)가 경찰관들에게 구타당하는 상황이 담긴 약 67분 분량의 ‘보디캠’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해가 진 오후 8시30분쯤 난폭 운전으로 차를 세우라는 지시를 받은 니컬스의 세단 자동차를 향해 경찰들이 달려가는 모습이 찍혔다. 이후 한 경관이 운전석 문을 열고, 니컬스의 멱살을 잡고 그를 끌어내리자 니컬스는 “나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라고 항변했다.

경찰관들은 “바닥에 엎드려”라고 수차례 외치고, 니컬스는 “알았다”라며 몸을 숙였다.

그러나 잠시 후 니컬스가 일어나려고 하자 경찰관 2명이 “손을 내밀라”고 말하며 니컬스를 제압하려다 그를 에워싸고 주먹과 발로 때리기 시작했다.

옆에 서 있던 다른 경찰관은 통증과 눈물을 유발하는 페퍼 스프레이를 꺼내 얼굴에 뿌렸고, 이를 맞은 니컬스는 “엄마”라고 외치며 눈물을 터뜨렸다.

또 다른 경찰관은 “몽둥이 맛을 보여주겠다”며 진압봉을 꺼내들었다. 축 늘어진 니컬스가 붙들린 채 일으켜진 뒤에도 경찰관들은 그의 얼굴에 폭행을 이어갔다.

니컬스는 체포된 후 고통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옮겨졌고, 사흘 뒤인 10일 신부전과 심장마비로 숨졌다. 그는 희귀 질환인 크론병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유족은 니컬스가 병원에 도착했을 당시 의식이 없는 상태였으며, 당시 얼굴에 피멍이 가득했다고 전했다.

해당 경찰관들은 모두 해고됐다. 이들은 2급 살인과 가중 폭행 등 혐의로 기소가 결정된 상태다.

니컬스 유족의 변호사인 안토니오 로마누치는 “한두 명도 아닌 5명의 경찰관이 합심해 니컬스에게 해를 가했고, 자유와 헌법적 가치를 억압했고, 이는 살인으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세를린 데이비스 멤피스 경찰서장은 “경찰관들의 행동은 악랄하고 난폭했으며 비인도적이었다”고 인정하며 니컬스의 차량이 처음 정차했을 때부터 경찰관 10명가량이 몰려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니컬스 모친과 통화해 고인의 사망에 애도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니컬스의 죽음을 불러온 구타가 담긴 끔찍한 영상을 보고 격분했으며 깊은 고통을 느꼈다”며 “검은색이나 갈색 피부를 가진 미국인들이 항상 겪는 공포와 고통, 상처와 피로감을 되새기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멤피스와 워싱턴, 보스턴 등 주요 도시에서는 경찰의 과잉 진압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거리 행진을 벌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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