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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문제? 재일조선인 차별부터 해결"…日지식인의 쓴소리

마쓰시타 히데오 아사히신문 기자, 스가 정권에 일침
"아베 정권, 조선인 학생을 적국 앞잡이처럼 간주"
스가, 대북강경론으로 아베와 의기투합한 바 있어
  • 등록 2020-09-30 오후 12:00:00

    수정 2020-09-30 오후 12:00:00

지난 2018년 4월 27일, 일본 도쿄에서 재일 조선인 학생들이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축하하고 있다(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오사카에서 태어난 나는 어린 시절 조선학교 여학생들이 치마 저고리 교복을 입고 통학하는 모습을 매일같이 보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모습을 보지 못한다. 한복을 찢기는 등 욕설과 폭행이 잇따랐고 학교에 도착한 뒤에는 옷을 갈아입게 되었기 때문이다.”

일본 내에서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 논조를 띠고 있는 아사히신문의 마쓰시타 히데오 기자는 조선학교를 이렇게 회상했다. 1964년생으로 올해 56세인 그는 아베 신조 정권이 들어서며 일본 내 조선인 차별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마쓰시타 기자는 지난 24일 아사히신문의 ‘논좌’ 코너에서 ‘스가 정권에 묻는다. 어린이를 괴롭히는 국가권력으로 계속 이어질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스가 총리가 일본인 납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재일 조선인 차별부터 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가 총리는 전임 아베 총리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02년 북한을 압박해 일본인 납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대북 강경책을 펼치며 의기투합한 바 있다. 지난 26일 스가 총리는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조건 없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겠다”며 북일관계 개선 의지를 보였지만, 그의 정치적 동반자인 아베 전 총리 때부터 뿌리 깊은 일본 내 조선인 차별 문제 해결이 먼저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베 전 정권의 재일 조선인 차별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민주당으로부터 정권을 탈환한 아베 정권은 출범하자마자 ‘민주당 지우기’에 나섰다. 고등학교 무상교육 정책에서 조선학교를 배제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민주당은 2010년 4월 고등학교 수업료 무상화 정책을 시행하면서 조선학교도 대상에 포함했지만 아베 전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조선학교를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에 진전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시모무라 하쿠분 당시 문부과학상은 “일본인 납치 문제에 좀처럼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조선학교를 무상화 대상에 포함하면 국민의 이해를 얻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조선학교가 친북한 성향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과 밀접한 관계에 있어 취학지원금이 수업료에 쓰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시 스가 관방장관 역시도 “정부 전체 방침이기 때문에 총리 지시를 바탕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대해 마쓰시타 기자는 “납치는 용서할 수 없는 사건이지만, 조선 학생들은 북한 지도자나 납치범과는 상관이 없는 일본 사회의 구성원”이라며 “아베 정권은 이들을 적국의 앞잡이처럼 간주하고 경제적으로 제재를 가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재일 조선인 차별은 코로나19 사태에서도 계속됐다. 지난 3월 일본 사이타마현 시당국은 관내 유치원과 보육원 직원들에게 코로나19 감염 방지용 마스크를 배포하면서 재일동포 자녀들이 다니는 조선학교 유치원은 배제했다. 지자체 관계자가 “마스크를 주면 (조선학교가) 다른 곳에 팔지 모른다”는 차별적 발언을 하기도 했다. 또한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대책으로 최대 500만엔(한화 약 5570만원)을 지원하는 긴급지원금 지급 대상에서도 조선학교를 제외했다.

“아이를 괴롭히는 권력으로 남을 것인가. 이는 정권의 기본 자세와 품격에 관한 문제다.” 마쓰시타 기자는 스가 총리가 아베 정권이 자행해 온 조선학교 차별을 끝내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는 “왜 일본에 재일 교포가 살고 있는지 역사적 경위를 생각하지 않고 아이에게 제재를 가하는 것은 어리석어도 유분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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