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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독도 인근 해상에서 추락한 소방헬기와 같은 기종은 지난 2016년 4월에 노르웨이에서도 대형 인명사고를 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이후 해당 기종은 노르웨이와 영국 등에서 운항 금지 조처했는데 소방청은 운행 금지 조처가 풀리자마자 2대를 추가로 도입하기로 결정해 논란이 예상된다.
3일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31일 독도 인근 해상에서 추락한 헬기는 프랑스 에어버스헬리콥터스(옛 유로콥터)의 EC-225이다. EC-225는 최대 28명을 태울 수 있는 대형 헬기로 최고 시속 275.5km로 이동할 수 있고 한 번 급유하면 926km까지 갈 수 있다. 또 야간비행장비와 이중자동비행장치, 적외선 탐색장비 등을 장착해 악천후·야간 비행도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총 4대가 운영 중인데 중앙119구조본부(중구본)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2대씩 갖고 있다. 중구본은 2009년에 이 모델을 처음 도입했다. 이번 사고 헬기는 2016년 3월에 들여와 700차례 이상 운항했다.
문제는 중구본이 노르웨이와 영국에서 운항금지 조처를 푼 두 달 뒤 EC-225 추가 도입을 결정했다는 점이다. 961억원을 들여 2017년 9월 말에 구매계약이 이뤄졌고 인도 시점은 내년 1월로 예상된다. 추가 구매 계약은 경쟁 입찰이 아닌 수의계약 형식으로 이뤄졌다. 이에 대형 인명사고가 발생한 기종의 추가 도입이 새로운 사업자 발굴 등 충분한 검토 없이 결정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방당국은 헬기 사고 등 이력이 있어도 기종 자체 결함이라 단정 짓기 어렵고 관리 효율성 측면에서도 기종 도입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중구본 관계자는 “해당 기종 외에 다른 기종도 사고 이력을 가지고 있는데다 헬기 사고는 기상 환경 등 여러 요인으로 발생해 기체 결함이라고 단정 짓기 어렵다”며 “노르웨이 사고 당시 기체 결함 판단도 추가 사례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기종의 안전성 논란은 사고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일 119구조본부 소속 소방헬기와 같은 기종의 헬기에 대한 안전성에 대해 전반적 점검을 지시하기도 했다. 중구본 관계자는 “사고 헬기 외 다른 헬기는 의무검사 기간에 맞춰 현재 정비를 진행하고 있다”며 “안전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검사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