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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겁에 질린 왕국 : 스티브 잡스 이후의 애플(Haunted Empire: Apple After Steve Jobs)’ 저자 유카리 이와타니 케인은 잡스가 팀 쿡을 CEO로 발탁한 이유에 대해 “자신이 세워둔 유산에 위협이 되지 않는 후임자를 찾았기 때문”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애플, 사상 최대 M&A로 ‘잡스 그림자 지우기’
그러던 쿡 CEO가 최근 본격적인 시험무대에 올랐다. 지난주 헤드폰 제조 및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비츠 일렉트로닉스’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뒤 부터다. 비츠 일렉트로닉스는 유명 힙합가수 닥터 드레가 공동 창업한 기업으로 값비싼 프리미엄 헤드폰을 생산하는 업체다.
인수 금액은 32억달러(약 3조6000억원)로 인수가 성사되면 애플이 인수한 기업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가 된다. 이는 취임 후 애플의 제품 라인을 같은 가격에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해 온 쿡 CEO의 기업 개조에 한 획을 긋는 주요 행보가 된다.
쿡CEO, 新기술 아닌 브랜드 파워에도 군침
미국 재계가 애플의 비츠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애플의 기업 인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금껏 첨단기술을 가진 업체들을 인수해 애플 기존 제품에 그 기술을 접목하는 방법을 펼쳐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팀 쿡 CEO가 애플의 기존 기업 인수방식에서 벗어나 비츠 일렉트로닉스와 같은 브랜드 파워를 지닌 업체들을 인수하는 새 경영 방식을 선보였다고 평가했다.
이는 어느 정도 사업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애플에 약이 될수 있지만 혁신 측면에서는 독이 될 수도 있다.
비츠 인수는 애플을 좀 더 서비스에 깊이 관여하게 만들겠다는 쿡 CEO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쿡 CEO는 기존의 아이튠즈에 등록된 크레디트 카드 기업 데이터베이스와 아이폰5S에 적용된 지문인식 기능의 영향력을 높일 모바일 결제 서비스에 관심을 보여 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쿡 CEO 체제의 애플이 잡스 전 CEO 시절보다 좀 더 분명한 전략을 가진 업체가 됐다고 평가했다. 잡스가 진두지휘했던 당시 애플은 800억달러 가량의 현금을 쌓아뒀지만 쿡 CEO는 좀더 주주 친화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애플은 지난달 자사주 매입 규모를 300억달러 늘리고 배당금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