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큰손' 세콰이어 캐피털, 미중 갈등에 中사업 분리

내년 3월까지 미·유럽, 중국, 인도·동남아 법인 분할
첨단기술 둘러싼 미중 갈등으로 투자에 차질 빚어져
  • 등록 2023-06-07 오전 9:03:51

    수정 2023-06-07 오후 7:37:25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의 ‘큰손’ 벤처캐피털인 세콰이어 캐피털(이하 세콰이어)이 중국 법인을 분할하기로 했다. 미중 갈등이 투자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닐 셴 세콰이어 캐피털 중국 법인 설립자. (사진=AFP)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세콰이어는 이날 전 세계 투자조직을 재편해 미국·유럽, 중국 및 인도·동남아시아 등 3개 법인으로 분할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세콰이어는 내년 3월까지 회사 분할을 완료하고 각 법인이 독립된 회사로 출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할후 미국·유럽 투자 법인은 세콰이어 캐피탈로, 중국 법인은 ‘홍산’(紅杉)이란 기존 중국 명칭을 그대로 유지하고, 인도·동남아시아 법인은 ‘픽 XV 파트너스’로 이름을 변경할 예정이다.

이번 세콰이어의 분할 결정은 첨단기술을 중심으로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격화하면서 회사 전반의 투자가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에선 국가안보 우려로 틱톡 등 자국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중국 기업들에 대한 정치권의 압박이 거세졌다. 이와 별도로 중국에서는 2020년 10월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공개 행사에서 정부 규제를 정면 비판한 뒤 이듬해인 2021년부터 기술기업들에 대한 규제가 강화했다.

세콰이어는 성명을 통해 “전 세계적인 분산 투자가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면서 “집중관리하는 백오피스 기능을 갖는 것은 이점이라기보다 방해가 되고 있다”고 분할 이유를 설명했다. 뢸로프 보타 세콰이어 경영 파트너는 FT에 “우리는 수년 동안 이것(분할)이 회사에 적합한 구조인지 비용과 편익 측면에서 재평가했고, 우리는 회사를 분할해야 할 때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최근 몇 달 동안 (논의 후) 해체 결정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세콰이어 중국 법인 설립자인 닐 셴도 “지난 2~3년 동안 회사 분할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왔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에서 4대 벤처캐피털로 입지를 다진 세콰이어는 2005년 ‘세콰이어 캐피탈 차이나’라는 중국 법인을 계열사로 출범시켰다. 중국 법인은 미 연기금을 비롯해 전 세계 기관 투자자들이 맡긴 자금을 중국 현지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해 왔으며,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에 베팅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와 관련, FT는 세콰이어 중국 법인은 지난해에도 미 투자자들로부터 수십억달러를 모금해 중국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등 출범 이후 여러 세대에 걸쳐 중국 기술기업들에 시드머니를 뿌려왔다고 설명했다. 로이터 역시 세콰이어 중국 법인이 기술에서 의료에 이르기까지 1200개 이상의 현지 기업에 투자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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