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정체기 돌입..저가 SPA 먹힌다

SPA 루켄·칸투칸·페리노 전력질주
거품 빠진 합리적 저가 제품으로 승부
업계 “저가 vs 고가, 양극화 우려돼”
  • 등록 2014-06-25 오전 9:16:31

    수정 2014-06-26 오후 6:51:46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국내 아웃도어 시장에도 양극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결국 브랜드보다 가격 대비 성능을 중요시하는 고객층은 생겨나게 마련이다. 아웃도어 성장세가 둔화된 올해가 기회다.” SPA 아웃도어 브랜드 칸투칸의 한영란 대표가 지난 4월께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꺼낸 말이다.

아웃도어 성장세가 주춤하자 제조직매형(SPA)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사업 강화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합리적인 저가 가격의 틈새 공략이 승산이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지난해 6월 국내 첫 SPA 아웃도어를 선보인 이랜드 ‘루켄’을 시작으로 ‘칸투칸’, ‘페리노’가 시장 전면에 나섰다. 이들 브랜드는 실용성이 높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내놓는데 중점을 둬 지나치게 비싼 기존 아웃도어에 실망한 소비자를 집중 공략한다는 복안이다.

아웃도어 성장세 둔화 이어져

자료=각 사 제공
경기 불황에도 한동안 고속 성장을 이어온 국내 아웃도어 업계에 이상 기류가 흐르고 있다. 과열경쟁에 ‘간판’을 내리는 브랜드들이 잇달아 생겨나는가 하면 해마다 20~30%대 고공 성장을 해온 아웃도어 성장세가 올 초부터 둔화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경기와 관계없이 비정상적으로 커 오던 시장이 이제는 불황의 영향을 받기 시작한 것 같다”며 “시장 규모에 비해 수많은 업체가 난립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시장은 더욱 세분화되고, 도태되는 브랜드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주요 백화점 3사의 아웃도어 매출 성장률을 집계한 결과, 매출 둔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1~5월까지 실적을 보면 아웃도어 용품 카테고리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 보다 0.3%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 2010년 45.0%, 2011년 26.4%, 2012년 29.6%, 지난해 15.6%로 그동안 이어온 두자릿수의 고공 성장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롯데백화점도 상황은 비슷했다. 2010년 40.4%, 2011년 35.6%, 2012년 31.0%, 2013년 29.5%의 아웃도어 매출 성장률은 올들어 10%대에 머물고 있다. 현대백화점 역시 아웃도어 매출 성장률이 2010년 이후 처음으로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이랜드 루켄에 역량 집중..투자 나서

루켄 도봉산 매장
이랜드는 일단 아웃도어 시장의 거품이 걷히고 있는 만큼 루켄의 강점이 시장에 보여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루켄’의 볼륨화를 작업을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스포츠 아웃도어 멀티숍인 ‘스포블릭’을 중단한 데 이어 최근엔 국내에 수입판매 중이던 영국 아웃도어 ‘버그하우스’ 사업을 잇따라 접기로 했다. 이는 ‘루켄’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함이다.

이랜드는 일반 서민들도 부담 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기존 유명 브랜드에 비해 30~50% 저렴한 가격대로 저가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루켄 관계자는 “기존 아웃도어 제품들은 필요 이상의 고기능성·고가원단을 사용해 가격에 대한 거품 논란이 일었다”며 “루켄은 이랜드의 SPA 매뉴얼을 적용한 세련된 디자인과 실용적인 기능, 저렴한 가격까지 더해 론칭 초기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출발도 나쁘지 않다. 지난 8일 론칭 1주년을 맞은 루켄은 목표치 상회하면서 올 매출이 작년보다 200% 초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올 봄 테스트 격으로 선보였던 슈퍼재킷 바람막이(9900원)가 10일만에 2만장이 판매되며 호조세를 띄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매장수는 현재 가두점 8개, 유통점 11개다.

칸투칸 SPA 표방, 저가 ‘승부수’

지난 2005년 온라인을 기반으로 론칭한 아웃도어 브랜드 칸투칸은 ‘아웃도어 SPA’를 표방하며 ‘거품 빠진 가격’을 원하던 등산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퍼스트웨이브 아쿠아 모션 트레킹화는 20만족 이상 판매한 칸투칸의 베스트셀러다.
올 하반기 기업 홍보 강화는 물론 유통망 안정화를 주요 목표로 강력한 공세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칸투칸 측은 “생산량이 너무 많은데다, 재고가 많이 쌓이고 있어 그 물건들이 곧 떨이 가격으로 시장에 풀릴 될 것”이라며 “브랜드보다 가격 대비 성능비를 중요시하는 계층을 확실하게 휘어잡겠다”고 말했다.

막강한 브랜드와 지명도 높은 연예인 모델을 앞세운 거대 브랜드들 사이에서 칸투칸이 보여준 실적은 놀랍다. 지난 2010년 100억원의 매출을 찍은 것을 시작으로 2011년 190억, 2012년 390억, 작년 54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매년 약 2배씩 성장해 오고 있다. 올 매출은 약 760억원이 목표다.

칸투칸 쇼핑몰의 연간 방문자수는 2010년 1560만명을 돌파해 현재는 2500만명에 이른다. 가입 회원은 40만명이다.

호전리테일은 올초 운영중인 아웃도어 브랜드 ‘페리노’를 SPA로 육성시킨다는 방침을 밝혔다. 모기업인 호전실업의 OEM 생산력을 바탕으로 각각 유통과 제조를 아우르는 아웃도어 SPA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올해 70개 매장에서 500억원의 매출 달성후 2017년까지 3000억원대 대형 브랜드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지만 싼 가격만으로 유명 메이커 브랜드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시장 판도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도 많다”며 “기능보다는 브랜드를 따지는 경향도 짙기 때문에 아웃도어 시장에서도 양극화 바람이 곧 불어닥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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