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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핵관에 꺾인 윤종원 임명…한덕수표 덩어리 규제개혁도 `삐걱`

`韓총리 추천 인사` 윤종원 국무조정실장 후보 고사
`윤종원 비토론` 편 與 승리…"더 일찍 물러났어야"
시작부터 유명무실 책임총리제…내각 장악력 어쩌나
부처 이기주의 넘어야 할 덩어리 규제개혁도 `삐걱`
"정국 주도권 확인시킨 與, 한덕수 길들이기 목적"
  • 등록 2022-05-29 오후 1:54:26

    수정 2022-05-29 오후 9:27:46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가 여당(국민의힘) 반대로 인해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의 국무조정실장 임명을 관철하지 못했다. 공개석상에서 윤 행장을 옹호할 만큼 의지를 보였으나 정권 초부터 여당과 대립하는 것에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최측근 인선부터 실패하면서 책임총리제의 취지가 무색해진 동시에 한 총리가 줄곧 강조해 온 `덩어리 규제 개혁`도 순탄치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덕수 총리가 지난달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다.(사진=이데일리DB)


29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한 총리가 국무조정실장으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윤 행장이 전날 고사 의사를 밝혔다. 이른바 `육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으로 불리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 반대 의사를 전달했다고 알려진 25일 후 사흘 만이다.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은 대통령이 임명권을 갖고 있긴 하나 총리 보좌 및 부처 조율이 주요업무라 총리 의지가 많이 반영된다.

여당이 ‘윤종원 비토론’을 밀어붙인 데는 문재인 정부 경력 때문이다. 윤 행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을 맡아 소득주도성장과 탈(脫)원전 등 실패한 경제정책을 주도한 책임이 있으니 새 정부에서 중용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게 국민의힘 주장이다. 권 원내대표는 윤 행장 고사 이후 “여론을 직시하고 물러나 주신 것은 고맙다. 조금 더 빠른 시간에 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여당 반발이 커지던 지난 25일에도 기자들과 만나 “사실만 말하면 윤 행장은 소득주도성장에 문제가 있어서 문재인 정부가 불렀다”며 그가 경제수석으로 임명된 후 소득주도성장이 포용적 성장으로 이름이 바뀌고 최저임금 인상도 종전보다 무리하지 않았다고 옹호했다.

윤 행장 고사로 인해 윤 정부가 공언한 책임총리제가 시작부터 망가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총리가 자신의 최측근 인선부터 관철하지 못하는데 더 큰 부담이 있는 정책이나 인선은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비판이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자신의 SNS에 “국무조정실장 천거조차 못 하는 책임총리가 어디 있나. 의전총리, 식물총리 임이 분명해졌다”며 “식물총리를 파트너 삼아 무엇을 논의할 수 있나. 윤 대통령은 대답하라”고 힐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사진 = 국회 사진기자단)


한 총리가 취임 직후부터 줄곧 앞세우는 규제 개혁 역시 시작부터 빨간불이 켜졌다. 한 총리는 다수 부처에 얽힌 이른바 덩어리 규제 개선을 목표로 한다. 기존에 규제 권한을 갖고 있던 부처를 설득·압박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내각 장악력과 동시에 뛰어난 조율 능력이 필요하다. 한 총리가 윤 행장을 추천한 것은 부처 간 조율의 적임자이자 나아가 야당인 민주당 설득도 할 수 있다는 카드라는 점을 고려한 것이란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한 총리는 여당과의 신경전에서 밀려 최측근 인선조차 관철하지 못하면서 내각 장악력이 크게 생채기가 났다. 부처 이기주의부터 넘어야 하는 덩어리 규제 개선은 강한 내각 장악력이 필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취임 일성으로 앞세운 규제 개선이 시작부터 삐걱이는 셈이다. 또 다른 국무조정실장 후보들이 한 총리와 합이 맞을 지도 미지수다. 윤 행장 외에 국무조정실장 후보로는 이관섭 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김철주 전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 등이 거론된다.

일각에는 여당이 사실상 `한덕수 길들이기`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윤 행장 자진사퇴 과정이 모두 공개되고 권성동 원내대표가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한 총리는 공개적 망신을 당한 셈”이라며 “권 원내대표와 여당이 정국 주도권이 자신에게 있음을 한 총리에게 경고했다고도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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