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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샤이 가이' 전병두(26.SK)가 돌아왔다. 지난해 시즌 막판 SK를 19연승으로 이끌던 그 모습 그대로 다시 마운드에 섰다.
전병두는 24일 문학 LG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그에게 주어진 책임은 거의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었다. 그저 아프지 않고 던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만으로도 만족이었다.
지난해 정규 시즌이 끝난 뒤 어깨 부상 탓에 가을 잔치에 나서지 못했던 그다. 수술과 재활 중 하나의 길을 택해야 했다. 재활을 선택한다해도 언제 돌아올 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재활은 선수들에게 커다란 장벽이나 마찬가지다. 매일 똑같은 훈련의 반복. 언제 공을 던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재활 선수들을 더욱 힘겹게 만든다.
전병두는 그 어둠의 시간을 뚫고 다시 돌아왔다. 그것도 '예상보다' 무척 빠른 시간에 부상을 털고 복귀했다.
그러나 전병두는 좌절하지 않았다. 바뀐 투구폼을 더 가다듬은 뒤 1군으로 돌아왔다. 22일 문학 LG전서 한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가능성을 확인한 뒤 24일 선발 투수로 등판, 승리투수가 됐다.
직구가 매우 위력적이었던 것은 아니지만 평균 120km 후반의 슬라이더와 110km대 커브의 조합으로 LG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어냈다.
주자를 내보낸 뒤에도 흔들림 없이 자기 공을 던졌다는 것이 더욱 믿음직스러웠다.
특히 이날은 LG 에이스 봉중근과 맞대결이었다. 심리적으로 조금만 틈을 보여도 어려운 승부가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전병두는 그저 자신의 공을 던졌을 뿐이다.
전병두는 "올시즌은 어려울 줄 알았는데 다시 돌아올 수 있어 기쁘다. 게다가 승리까지 해서 더 좋다. 첫 등판때는 너무 성급했던 것 같다. 아직까지 부족한 것이 많다. 좀 더 몸을 만들어서 더 좋은 공을 던지고 싶다. 막상 마운드에 올라가니 긴장이 됐다. 다음엔 좀 더 편하게 던지고 싶다. 직구 제구가 잘 안됐는데 박경완 선배님이 변화구 위주 볼배합을 내주셨다. 그것이 잘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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