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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재난망 총체적 부실 인정…공무원 자리 욕심 버려야

IT 업계, 재난망이 재난된다
멀티미디어 활용률 낮고 단말기간 통신도 안 돼
미래부, 안전처, LG CNS 등 책임론 일 듯
  • 등록 2016-06-23 오전 8:56:56

    수정 2016-06-23 오후 4:42:42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정부 스스로 재난망(국가재난안전통신망) 설계가 부실했다고 인정하면서 이후 대책이 관심이다. 국민안전처와 미래창조과학부는 2014년부터 기술기준과 구축방식(미래부), 제안요청서(RFP)와 정보화전략계획(ISP), 시범사업(국민안전처) 등을 진행하면서 세월호 같은 대규모 위기 사태를 대비해 경찰·소방·군 등 20만 명이 사용하는 별도 통신망이 필요하다며 1조 8천억 원을 들여 재난망을 구축하자고 주장해 왔다.

그런데 지난 7개월간 343억 원의 예산을 들여 평창, 강릉, 정선에서 시범사업을 해보니, 당초 계획대로 했다가는 기지국 커버리지(도달범위)를 맞추지 못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안전처는 지난 21일 청와대 보고에서 2,3천 억 원의 예산을 늘리면 올해 10월부터 재난망 본사업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시범사업을 진행한 기업들은 현재 예산으로는 커버리지가 30% 밖에 안 되고, 위기 발생 때 반드시 필요한 단말기 간 통신(D2D) 기능도 구현되지 않는 등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라며 원점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343억 원의 시범사업 예산은 허공으로 날렸지만, 이제라도 국민 혈세를 줄이고 제 기능을 하는 재난망을 만들려면 새 계획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IT 업계, 재난망이 재난 된다

지난 2014년 미래부 강성주 융합정책관(현 새누리 수석전문위원)은 “재난망은 공공LTE(PS-LTE)기준으로 하면서 별도의 통신망을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기존 이통사의 상용망은 보완망으로 운영하면 된다”고 말했다.

같은 해 8월 1일 최양희 미래부 장관도 재난망을 기존 이통사가 구축한 상용망으로 하지 않고 자가망으로 하는 것은 중복투자, 예산낭비를 불러올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일부 통신전문가들이 조금 더 정보를 갖고 얘기를 하셨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자가망 지지입장을 밝혔다.

이후에도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한국정보화진흥원(NIA) 등의 전문가들이 상용망 활용이나 기존 통신망(테트라) 유지 등의 대안을 제시했지만, 국민안전처는 LG CNS와 함께 RFP와 ISP, 시범사업까지 밀어붙였다.

진영, 노웅래, 김을동 등 19대 의원들이 지난 국감에서 잇따라 우려를 표했지만, 안전처는 시범사업을 해보기도 전에 재난안전통신망 사업추진단 신규인력 채용에 나서는 등 공무원 일자리 늘리기가 아닌가 하는 비판이 거셌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재난망 예산이 300이면 손해가 150정도 된다”며 “이제라도 음영지역이 없는 별도의 전국 통신망을 구축하려는 계획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실 안전처 등 공무원들의 일자리 욕심이 아니면 재난망을 별도로 구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안전처의 지난해 계획에 따르면 전국 재난망 기지국(1만5천여개소)를 관리하는데 서부망·중부망·동부망 등 권역별로 현장 관리소를 설치해야 한다.

◇멀티미디어 활용률 낮고 단말기 간 통신도 안 돼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조선과 해운 구조조정으로 12조의 예산이 든다고 하는데 재난망에 이렇게 많은 예산을 쏟아부을 이유가 있는가”라면서 “재난망 단말기는 스마트폰 타입과 무전기 타입으로 구성되는데 아직 소방이나 군 등에서 멀티미디어 기능을 활용하는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다. 재난망 단말기를 스마트폰으로 해야 할 이유가 없으며 정부 계획대로 9년의 연한으로 하면 스마트폰은 중고중의 중고가 된다”고 지적했다.

지진 같은 대규모 재해로 기지국이 파손됐을 때 단말기 간 통신(D2D)이 이뤄져야 하는 기능이 지원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국제표준은 최근 완료됐지만 단말기간 직접통화와 관련된 칩 개발이 난항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퀄컴이 시장 규모를 이유로 칩 개발에 난색을 표하면서 삼성전자가 검토 중인 것으로 알지만, 재난망이외에는 별 쓸 일이 없는 D2D에 칩 개발사들이 얼마나 투자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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